심장 기능 저하되는 질환…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 심각한 경우 생명 위협
김모(55)씨는 평소 바쁜 직장 생활 때문에 주로 편의점 도시락이나 배달 음식을 즐겨 먹었다. 대부분의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었다. 그는 이를 별다른 의심 없이 전자레인지에 데워 섭취했다.
어느 날부터 김씨는 쉽게 피로를 느끼고 숨이 차는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지만, 증상이 점점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그는 ‘울혈성 심부전’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심장이 신체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플라스틱 용기에 든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경우 이러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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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을 섭취하면 울혈성 심부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혈성 심부전은 심장이 신체 조직이나 기관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심장의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국 닝샤의과대학 연구팀은 평균 연령 73세의 성인 3179명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제품 사용과 울혈성 심부전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쇼핑백 △티백 △물병 △도시락 △테이크아웃 용기 △식기 등 플라스틱 제품 사용 여부를 설문 조사했다.
분석 결과 플라스틱 노출 빈도가 높을수록 울혈성 심부전 위험이 평균 1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3세 이상의 참가자는 위험이 18% 증가했다. 73세 미만 참가자는 10%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용기에서 용출된 화학물질이 장내 미생물군을 변화시키고, 염증을 유발해 순환계를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심부전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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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추가 실험을 통해 플라스틱 용기에서 용출된 화학물질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끓인 물을 플라스틱 용기에 1분, 5분, 15분 동안 담아둔 뒤 이를 쥐에게 여러 달 동안 먹이며 장내 미생물과 대사산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염증,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대사물질이 증가했다. 장내 염증이 혈류로 유입돼 심장 조직을 손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분, 5분, 15분 동안 노출된 그룹 간의 차이가 크지 않아 플라스틱 용출물의 지속적인 섭취 자체가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제품으로 인한 인체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피해를 방지하려면 고온 조리 식품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며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오염을 통제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적시에 시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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