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살해한 뒤 두 달 넘게 차량 트렁크에 시신을 은닉한 40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살인 등 혐의로 A(47)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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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11월 말쯤 자신이 거주하는 수원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아내인 40대 B씨를 둔기로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B씨의 시신을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넣은 뒤 시내 주차장에 방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달 3일 B씨의 지인으로부터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피해자의 행적, 신용카드 사용기록 등 이른바 ‘생존 반응’이 확인되지 않자 강력 사건으로 전환, 전담팀을 편성했다.
경찰은 최근 주변 탐문 수사를 거쳐 B씨가 A씨와 잦은 다툼을 벌인 사실을 알아냈고, A씨의 참고인 진술에서 모순점을 파악했다. 이후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달 19일 A씨를 긴급 체포한 직후 차량 압수수색 과정에선 차량에 은닉됐던 B씨의 시신이 나왔다.
A씨는 경찰 참고인 조사에선 “아내가 경제적 문제 등으로 가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일용직 등으로 일했으나 범행 이후에는 일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이후 시신이 보관된 차량을 계속 사용했는지와 차량에 은닉한 시신을 다른 방법이나 장소로 유기하려 했던 정황 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B씨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사인을 확인하고, A씨의 추가 진술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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