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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흘리며 방긋’ 하늘이 살해 교사, 정신병 무관한 ‘반사회적 인격 장애’ 가능성

입력 : 2025-02-20 22:00:00 수정 : 2025-02-20 16: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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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조사, 기약조차 없이 미뤄져
지난 14일 대전 건양대병원장례식장에서 하늘양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강은선 기자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8)양을 살해한 뒤 자해한 여교사가 응급실 치료 과정에서 소리 내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자해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살인이라는 두려운 범죄와 고통 속에서도 웃는 그의 모습에 우울증 등 정신병력과 무관한 반사회적 인격 장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는 결과와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패턴의 만연함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 건강 상태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나 타인에게 일어날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후회나 죄책감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은 채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특징을 보인다.

 

수사팀은 명씨의 진료기록뿐만 아니라 휴직·복직을 신청할 때 학교에 제출한 상반된 내용의 진료 소견서의 적절성 여부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의료진은 응급실로 실려온 명씨에 대해 외상센터 소생실에서 지혈 등 응급치료를 했고, 손상된 혈관을 확인하는 등 검사를 시행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명씨가 갑자기 소리 내며 웃어 의료진이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는 크게 다쳐 고통을 호소한다. 하지만 A씨는 목 부분 부상이 깊어 피를 많이 흘린 상태로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뒤늦게 명씨가 단순 자상 환자가 아니라 초등학생을 살해한 뒤 자해를 했고 치료를 받던 중 웃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의료진은 크게 당황했다고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 웃는 행동이 우울증 등 정신병력과 무관한 반사회적 인격장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한국일보에 “이번 사건은 정신병력보다는 성격과 기질 때문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신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종료한 뒤 흥분상태가 유지되는 과정에서 잠재적 의식에 남아 있는 만족감이 순간적으로 웃음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도 “우울증보다는 성격적인 문제가 심각하게 있었던 거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앞선 13일 YTN 라디오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제일 눈여겨보는 건 복직 3일 후 ‘짜증이 났다’고 얘기한 부분”이라며 “결국은 짜증이 나서 이런 일을 벌였다는 걸로 보이는데, 그렇게 보면 우울증보다는 성격적인 문제가 심각하게 있었던 거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이와 함께 죽을 생각이었다’는 가해자의 진술에 대해서는 “성격 장애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라며 “우울증 환자는 주로 자해 성향을 보이지만 성격 장애 환자는 현실 부적응과 불만으로 이런 표현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 교사가) 다른 교사와 다퉜을 때도 ‘왜 나만 불행하냐’ 이런 말을 했다고 하지 않았냐”며 “그게 반사회적 사고와 상당 부분 관련 있는 말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명씨에 대한 대면 조사가 10일째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조사 시작 시점에 대한 기약조차 없다는 점이다.

 

범행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명씨는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지난주 교사의 건강이 회복되면서 대면 조사가 일시적으로 이뤄졌으나, 조사 도중 혈압이 상승하면서 중단됐다.

 

김장현 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의료진의 추가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대면 조사가 연기되고 있다”며 “다만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주시하며 수사에 필요한 부분은 지속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면 조사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수사팀은 교사의 범행 동기와 계획 범죄 여부를 다른 방법으로 수사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프로파일러 5명 등을 투입해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면조사가 늦어짐에 따라 체포영장 집행과 신상공개 결정 여부도 미뤄질 전망이다. 체포영장 집행 기한은 명씨의 건강 상태가 변수인 점을 고려해 통상 7일이 아닌 30일로 조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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