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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빼어난 기량으로 은퇴하는 선수가 본 적이 있었던가. ‘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며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 확정에 승점 ‘2’만을 남겨뒀다.
흥국생명은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8 25-15 25-17) 완승을 거뒀다.
파죽의 10연승에 6라운드에서 단 한번도 3-2 승리 없이, 오롯이 승점 3을 모두 챙기는 세트 스코어로 6전 전승을 달성한 흥국생명은 승점 73(25승5패)이 되며 승점 57(18승12패)에 그대로 머문 2위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를 16으로 늘렸다. 남은 6라운드 6경기에서 흥국생명은 승점 2만 챙기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사실상 챔피언결정전 직행은 확정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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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지난 13일 공식 은퇴선언을 한 김연경의 현역 마지막 정규리그 수원 경기다. V리그 사상 최초로 은퇴투어를 치르는 선수가 된 김연경의 첫 번째 은퇴투어 경기였다. 수원체육관의 3800석 좌석 티켓은 지난 16일 일반 판매 2시간30분 만에 모두 팔렸다. 김연경의 수원에서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흥국생명의 ‘철쭉 응원단’은 원정석은 물론 홈 응원석 군데군데에서도 분홍 망토를 두르고 김연경을 응원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응원단의 기대감에 100% 부응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라는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1세트부터 세터 이고은의 물오른 경기 운영 속에 김연경-투트쿠-정윤주의 삼각편대에 피치, 김수지의 미들 블로커까지 공격수 전원이 고르게 공격 기회를 가져가는 ‘토탈 배구’로 현대건설을 압도했다. 여기에 블로킹에서도 12-4로 현대건설을 압도했다.
팀원 전원이 고르게 활약하다 보니 김연경이 공격의 전면에 나설 필요도 없었다. 이날 김연경은 11점(공격 성공률 47.83%)을 기록했다. 투트쿠가 블로킹 2개 포함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5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피치가 블로킹 6개 포함 13점으로 코트 가운데서 빼어난 존재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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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아웃사이드 히터 파트너 정윤주도 13점으로 힘을 보탰다. 김연경이 후위로 빠져도 정윤주가 최고 수준의 공격 생산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흥국생명에는 더 이상 약점이 없어진 모습이다. 주장 김수지도 블로킹 2개 포함 6점으로 제 몫을 다 해냈다.
반면 현대건설은 공수 밸런스 붕괴가 심각한 모습이다. 올 시즌 전만 해도 리그 NO.1 세터였던 김다인의 경기운영이 토스 워크의 기복이 심해진 가운데, 백업 서지혜의 8점이 최다득점일 정도로 주전 누구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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