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오요안나를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MBC 기상캐스터 김가영(35)이 라디오에 이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도 자진 하차한다.
22일 SBS 측 관계자는 “김가영이 팀과 프로그램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면서 ‘골때리는 그녀들’ 자진 하차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제작진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직장내 괴롭힘으로 고통받은 정황이 알려지면서 김가영 등 동료 기상 캐스터들이 가해 의혹을 받았다.
28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진 고 오요안나는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 당했다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캐스터 동료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고인을 욕하거나, 오요안나에게 직접 화를 내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동료였던 오요안나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김가영은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로 인식되며 비난 받아왔다. 결국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에서 자진 하차했고, 지난 6일 파주시 홍보대사에서도 해촉됐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는 유가족의 말을 빌려 김가영이 뒤에서 몰래 괴롭힌 인물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진짜 악마는 이현승 김가영”이라며 “박하명 최아리는 대놓고 괴롭혔지만 이현승 김가영은 뒤에서 몰래 괴롭혔다”고 실명을 폭로했다.
그런가하면 유족 측 변호인인 전상범 변호사는 TV조선 유튜브 방송인 ‘장원준 김미선의 뉴스트라다무스’에 출연해 김가영은 방관자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전 변호사는 “김가영 씨는 현재까지 드러난 자료에 따르면 직접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유족들은 방관자에 불과한 사람이 주된 가해자로 오해받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변호사는 “유족이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현재 단 한 명”이라며 “직접 가해자가 아닌 동료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진실을 함께 밝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직장내 괴롭힘을 방관했다는 의혹을 받은 MBC는 오요안나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3일 출범을 공식화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5일 첫 회의를 열었다.
한편 전 변호사는 유족이 고 오요안나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우려한다며 “사건의 본질인 ‘직장 내 괴롭힘과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