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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요안나 일기장·카톡에 이어 ‘소송자료’ 유출

입력 : 2025-02-22 15:32:31 수정 : 2025-02-22 15: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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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진짜 악마는 이현승·김가영”…“박하명·최아리는 대놓고 괴롭혀” 주장
사진=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갈무리.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와 관련한 소송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유족 측은 오요안나를 괴롭힌 이들의 실명을 언급했다.

 

이날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소송자료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근태 보고서’와 ‘녹취록’ 등이 유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확산중인 근태 기록을 보면 오요안나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9차례에 걸쳐 지각 혹은 무단결근을 했다.

 

2022년 1월 26일에는 '뉴스투데이'에 지각해 이현승 캐스터가 긴급 출근해 대기했다.

2022년 8월 20일에는 '뉴스투데이' 생방송을 펑크내고 무단 결근해 이현승 캐스터가 긴급 대타로 나섰다.

2022년 10월 18일, 2022년 10월 28일, 2023년 1월 2일에는 '뉴스투데이'와 '12시 뉴스'에 지각해 스태프가 오요안나의 자택에 방문하거나, 박하명 캐스터가 긴급 출근해 대기하는 일이 발생했다.

2023년 1월 12일에는 '12시 뉴스'에 무단 결근해 박하명 캐스터가 대타로 뉴스를 진행했다. 2022년 10월 27일, 2022년 10월 31일, 2023년 1월 12일에는 라디오 '세상을 여는 아침' 생방송을 펑크 내기도 했다.

 

다만 2022년 3월부터 오요안나에 대한 선배들의 비난과 폭언, 인격 모독이 본격화 돼 2년 넘게 지속됐고, 직장 내 갈등으로 인한 괴로움에 수면제와 술로 잠들다 보니 펑크가 있었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이다.

 

실제 오요안나가 불성실한 근무 행태를 보인 것은 2022년 10월과 2023년 1월에 집중돼 있다.

 

이와 함께 오요안나의 통화 녹취록과 카톡 대화 내용도 여러 건 공개됐다. 공개된 자료에는 오요안나가 선배들의 조언에 고마움을 표하고, 가족들에게는 선배들의 행동에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오요안나는 욕설을 섞어가며 격한 감정을 토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자료들이 소송자료라는 것이다. 특히 녹취록은 유족들이 제출한 증거로 사건 번호까지 적혀있다. 다만 이 자료가 소송자료라는 정확한 근거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오요안나가 생전 기상캐스터 선배 두 명과 나눈 메시지와 일기장이 공개된 바 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에서 이진호는 유가족을 통해 고인이 선배 A 씨, B 씨와 나눈 카카오톡 전문 메시지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먼저 2022년 4월 20일, A 씨는 고인의 방송 내용을 지적하며 "네가 내 다음(방송)이라 (취재 내용이) 촘촘하게 다 걸린다. 말을 안 하고 넘어가고 싶은데 안 할 수가 없다. 싫은 소리 하는 거 싫다"며 기상청에 직접 연락해 다시 취재하라고 했다.

 

이에 고인은 "처음 (기상청에) 물어볼 때만 해도 (날씨가) 그랬는데 중간중간에도 전화 걸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A 씨는 "종일 탁하다고 했냐? 그럼 어쩔 수 없지"라며 넘어갔다.

 

해당 카톡에서 고인은 A 씨에게 또 다른 선배 B 씨와 나눈 카톡 내용을 전달하며 조언을 구했다.

 

메시지에서 B 씨는 고인에게 "감독님이 네가 토요일에 계속 울었다면서, 나보고 '많이 혼냈죠?' 이러더라. 하, 진짜 너무 싫거든? 너 네가 잘못해 놓고 사람들 앞에서 울어버리고. 왜 선배까지 이상한 사람 만들어? 너 초등학생이야?"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고인은 "저 '투데이' 방송 때 못 들어가서 감독님 뵌 적 없고, '정오 뉴스' 녹화 때도 울지 않았다"며 억울해했다.

 

B 씨가 "감독님들이 네 얼굴 너무 부어 있어서 무슨 일 있냐고 계속 물었다더라"라고 반박하자, 고인은 "제 기억으로는 괜찮냐고 물으신 분들 단 한 분도 안 계셨다. 감독님들 앞에서 계속 울었다던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나 B 씨는 "눈물 안 흘렸으니까 괜찮다는 거냐? 너 왜 말을 그렇게 해?"라고 쏘아붙였다. 고인은 "죄송합니다. 제가 제 불찰로 선배님께 계속 불편 끼쳐드리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죄송하다"며 "그런 일 없었고 오해인 듯하다는 점 전해드리고 싶었다. 기분 상하셨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했다.

 

결국 B 씨는 "안나야, 네가 악의 없고 사회생활 할 때 말하는 방식이 서투르다고 믿고 싶다. 카톡으로 하면 더 오해만 쌓일 것 같으니 다음에 만나서 얘기하자"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고인은 이 대화 내용과 관련해 A 씨에게도 "저 계속 울지 않았고 감독님 마주칠 일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중요한 건 저게 아닌 거죠? 눈치 없고 서투른 저 때문에 죄송하다. 어떤 게 옳은 방법인지 아직도 잘 알지 못하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A 씨는 "눈치 없고 서투른 게 아니라 선배한테 계속 말대답하면 어떻게 하냐. 네가 울지 않고, 울었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선배는 팩트가 궁금한 게 아니다. 거기에 계속 말대답하고. 예전에 너 나랑 뭐 때문에 갈등 있었어?"라고 했다.

 

또 공개된 일기장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2023년 2월 “선배들이 나의 잘못을 샅샅이 모아 윗선에 제출했고, 단체 카톡방에서 쉴 새 없이 날 욕했다”고 적었다.

 

이어 “당신들이 나를 아니라고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배우거나 연습하기보단 회피하며 술이나 마셨다”라고 했다.

 

해당 일기 작성 이틀 전, 오요안나는 재계약 논의를 하려 만난 MBC 관계자에게 선배들과 관련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요안나는 “제가 너무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는데 제대로 사과드리지 않아서 계속 사과를 하는 도중에 뭔가 마찰이 많았다”면서 “제가 뭔가 나쁘게 생각될 만한 짓을 했는데 이제 겸손하지 못하게 해서 뭔가 더 화나시고 더 그런 상태이긴 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MBC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잘 풀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이 관계자가 고인이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진 MBC 관계자 4명과는 다른 인물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 오요안나는 지난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사망 소식은 세 달 뒤인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서에는 '선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유족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진짜 악마는 이현승 김가영”이라며 “박하명 최아리는 대놓고 괴롭혔지만 이현승 김가영은 뒤에서 몰래 괴롭혔다”고 실명을 폭로했다.

 

또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 동료 직원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이 여파로 김가영은 파주 홍보대사에서 해촉됐지만 박하명, 최아리, 이현승은 밝은 모습으로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조사에선 당사자, 즉 피해를 신고한 사람과 괴롭힘 행위자로 특정된 사람의 얘기를 듣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숨졌기 때문에, 참고인 진술이나 다른 증거자료 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걸로 보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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