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이 막아” “北이 불허” 관측 분분
외국인 북한 입국시 여권 도장 주의보
“美 등 서방 방문할 때 추가 조사 가능성”
중국인의 북한 단체관광이 중단 5년여 만에 재개될 예정이었지만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심스럽게 제기되던 북·중 관계 개선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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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 여행사 ‘즈싱허이’는 이날 중국인 10여명이 3박4일 일정으로 북한 나선시 관광을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출발하지 못했다. 애초 이들은 이날 오전 북·중 접경 지역인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에 집결한 뒤 북한으로 건너갈 예정이었다.
즈싱허이와 유사한 나선 관광 상품을 판매했던 중국 여행사 A사는 이날 “여유국(중국 지방정부의 관광 업무 주무부서)이 여행과 홍보를 금지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중국 여행사들이 원래 허가받은 북한 나선의 개인 자격 ‘상무 시찰’을 ‘단체관광 재개’로 선전한 것에 대해 중국 측이 문제 삼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상무(비즈니스) 비자와 여행 비자를 구분해 발급한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로 예정된 나선시 관광이 출발하지 못했고, 관광 홍보를 금지당했다는 여행사도 있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구체적인 여행사의 활동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중국 업계에서는 북한 측이 아직 중국인 단체관광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0년 1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경을 닫아걸었던 북한은 최근 러시아를 시작으로 제한적 관광을 허가하며 국경 개방 가능성을 높였다. 그럼에도 북한에 가장 많은 관광객을 보내온 중국인들의 관광은 재개되지 않아 북·중 관계가 다소 어색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변화 조짐이 감지됐다. 지난 18일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급)은 평양에 있는 중국대사관을 찾아 왕야쥔(王亞軍) 주북한 중국대사와 회동했고, 왕 대사는 지난 3일 평양지하철 부흥역을 방문해 “미래에 더 많은 중국 여행객이 평양 지하철에 와 둘러보고 그 깊이와 편리성, 질서를 느껴 양국 인민의 상호 이해와 우의를 촉진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에 본부를 둔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는 지난 20일 공지를 통해 ‘북한 여행이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외국인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여권에 북한 입국 도장이 찍히는데, 이럴 경우 미국 등 서방 국가에 입국할 때 추가로 조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즈싱허이는 북한 관광 상품을 소개하며 “북한 비자가 별도의 종이에 인쇄돼 여권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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