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韓패싱’ 가능성도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를 배제하는 전쟁 종전 방안 협상에 아시아권 미 동맹국이 ‘우리도 향후 미국 지지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취지의 불안감을 보인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전쟁 위협의 직·간접적 당사자로 볼 수 있는 유럽 국가들까지 배제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아시아의 미 동맹국에서도 지역 안보에 대한 미국과의 약속이 깨질 수 있다는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WSJ는 한국에서 미국의 대러 정책 변화 움직임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처럼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한·미동맹에 기반한 미국의 방어 공약이나 향후 잠재적 군축과 연관될 수 있는 대화 과정에 계속 한 축을 맡기를 원하지만 일각에선 ‘서울 패싱’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WSJ는 또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과 주한미군 규모 조정 등도 트럼프 집권 내내 부상할 수 있는 화두로 꼽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으로 부르고 분담금을 2026년 적용될 금액의 9배 수준인 100억달러(약 14조5000억원)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을 조명했다. 이어 주한미군 병력 규모 축소가 현실이 되면 한국 내에서는 자체 핵무장 요구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 “의심할 여지는 없다”고 확언하면서도 “우리는 북한 및 역내 다른 지역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완전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만과 필리핀 등 미국과 긴밀한 안보 협력 체계를 구축해 온 아시아 지역의 다른 나라 역시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