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장서도 사진 조롱
최근 일부 중국인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이용해 한국인들을 조롱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일부 세력의 근거 없는 ‘중국혐오’(혐중) 정서가 위험 수위에 오른 가운데 전문가들은 감정적인 대응을 경계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전 전 대통령을 흉내 내는 한 중국인 틱톡커 영상이 퍼졌다. 영상 제목은 ‘폭설과 함께 광주에 전두환이 돌아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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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에서 남성은 5·18민주화운동의 성지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인 광주에 나타났다.
점퍼 차림에 군화를 신고 이마를 훤히 드러낸 채 붉은색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전 전 대통령을 바로 연상케 한다.
이 남성은 광주송적역과 국립광주박물관, 청와대 등에서 영상을 찍었다.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 앞에 서 있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앞서 지난 11일 중국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7차전 산둥 타이산과 광주FC 경기에서도 일부 홈팬들이 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꺼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광주FC 측은 “광주광역시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행위”라며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식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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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중국인들의 도발적 행동은 광주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 혐중정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광주가 고향인 시민 김모(34)씨는 “광주사람들에게 전두환을 이용한 조롱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그동안 극우세력의 혐중정서를 보면서 별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며 “전두환을 옹호하는 극우세력들이 전두환을 이용해 광주시민들을 조롱하는 중국인을 보면서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일부 개인의 일탈과 문제로 치부하고, 감정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문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는 “개인의 잘못을 그가 속한 출신국이나 인종 집단 전체의 문제로 바라보지 말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최근 혐중정서를 이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중국인 일부의 문제를 더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지적했다.
혐중 정서는 탄핵 정국을 계기로 빠르게 확산하는 중이다. 일각에서 중국인이 한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이를 계기로 탄핵 반대 시위대가 중국인으로 몰린 시민이나 중국인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도 탄핵을 찬성하는 글을 쓴 이를 중국인으로 몰고 비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중국 매체는 최근들어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거짓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하기 시작했고, 중국내 혐한 정서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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