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전쟁 지속 의지 드러내

신문에 따르면 국립공문서관에 소장돼 있는 도조의 수기에는 종전(終戰)에 반발하면서 일본이 포츠담선언을 수용한 배경으로 “국정 지도자 그리고 국민의 정신 부족”을 꼽는 등 패전의 책임을 전가하고 군인의 논리만 고집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도조의 수기는 A급 전범 피고로 도쿄의 한 구치소에 수용돼 있을 때 쓴 것이 남아 있지만 종전에 즈음해 쓴 수기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도조는 1945년 9월에 자살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뒤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사형판결을 받고 1948년 12월에 처형됐다. 수기는 일본이 8월9일 포츠담선언의 수락을 결정한 다음날 총리실에서 열린 ‘중신회의’ 때부터 시작된다. 수기에는 ‘굴욕 평화, 굴욕 항복’, ‘신폭탄을 두려워하고 소련의 참전에 놀라서’라는 등 스즈키 간타로(鈴木貫太郞) 당시 총리 등 정치 지도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수기에는 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믿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며 “전쟁을 지휘한 인물로서 시야가 좁고 인식도 안이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도쿄=정승욱 특파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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