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떠돌던 미술대학 입시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홍익대는 최근 미술대학 교수 2명의 입시부정 행위를 밝혀내고 이들을 징계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외부에 알린 A교수는 대학 측이 여전히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실로 드러난 입시비리=홍익대는 지난 13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미대 교수 2명에 대해 입시부정 등의 책임을 물어 각각 2개월 정직과 2개월 감봉 결정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교수들은 지난 4월쯤 미대 A교수가 동료 교수들의 입시부정 행위를 처벌해 달라며 고발한 교수 7명 중에 징계위원회 조사 결과 사실관계가 확인된 이들이다. 대학 측에 따르면 징계가 결정된 B, C교수는 지난해 11월쯤 미술 비전공자를 위한 특수대학원인 미술대학원 면접 전형에서 자신들한테 청탁한 수험생을 잘 봐 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면접위원들에게 건넸다.
특히 B교수는 올 초 이 대학 2008학년도 미대 입시 전형을 앞두고 미대에 지원한 자기 아들이 그린 그림 5점을 연구실에 걸어놓고 채점위원으로 선정된 교수들을 불러 보여준 사실이 드러나 정직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홍익대는 징계위원회 조사 결과 전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B교수 아들 그림을 본 채점위원들은 당시 B교수가 청탁성 발언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B교수 아들이 합격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여전히 남은 의혹들=내부고발자인 A교수는 대학이 의혹을 덮는 데 급급하다면서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다른 교수 5명도 비슷한 비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A교수에 따르면 이들 교수는 수험생이 실기작품에 미리 약속한 특정표시를 하면 채점 때 이를 알아채고 높은 점수를 주고 , 일부 지원자에게는 실기문제로 제시될 정물을 미리 알려줬다.
A교수는 1992년 부임한 뒤 거의 매년 이 같은 부정을 목격했고, 채점 교수로 들어가서는 교수들에게 청탁받은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채점 교수로 참여하는 다른 대학 교수들도 A교수가 고발한 교수들의 청탁을 들어줄 만한 이들로 구성됐다고 A교수는 주장했다.
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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