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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新가족리포트] '엄마표'로 먹거리·교육 불안감 떨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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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3-15 17:29:54 수정 : 2009-03-15 17: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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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재료 공수해 직접 만드는 간식…만화 활용한 맞춤형 영어교재 제작도
사이트 통해 회원간 다양한 정보 교류…먹을거리·교육의 발전적인 대안 제시
‘엄마표 교육’, ‘엄마표 간식’, ‘아내표 술안주’.

인터넷 백과사전에는 ‘엄마가 직접 만든 음식이나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뜻의 ‘엄마표’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추가됐다. ‘와이프로거(Wife+Blogger)’라는 말도 등장했다. 아내로서 남편 내조와 가정 관리에 대한 각종 정보를 올려 온라인에서 유명인사가 된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다. 먹을거리나 교육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고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자녀교육, 가족들의 먹을거리 등을 직접 챙기려는 움직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계속되는 먹을거리 불안…가족 건강은 내 손으로=13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전업주부 김미경(36)씨 집에 30대 중·후반의 아줌마 5명이 모여 앉았다. 모두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로 6개월여 전부터 일주일에 한두 번씩 김씨의 집에 모여 간식거리에 대해 상의하고 직접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다.

◇인터넷커뮤니티 ‘품앗이 파워’ 회원들이 집에서 자녀에게 놀이를 통한 교육을 하고 있다.
품앗이 파워 제공
이날의 메뉴는 ‘고구마 샐러드’. 충남에서 직접 가져온 유기농 고구마로 맛탕을 만들어 각종 야채와 버무린 요리로, 함께 음식을 만든 뒤 각자 아이들에게 먹일 만큼의 양을 싸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최근 중국산 식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첨가물들이 발견되고 국내 식품가공업체의 비위생적인 환경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드러나자 이 같은 모임을 만들었다. 덕분에 요즘은 과자나 빵 등 시중에서 파는 간식을 먹이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김씨는 “멜라민 파동과 같은 먹을거리 사고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던 차에 일종의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며 “다들 한두 가지씩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간식거리를 연구해 와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데 아이들도 맛있어 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엄마들이 팔을 걷어붙인 건 간식뿐이 아니다. 집에서 먹는 간단한 채소는 직접 기르는 가정도 늘고 있다. 서울 근교의 주말농장들은 매년 신청자가 늘고 있고 직접 텃밭을 구입해 가꾸는 가정도 많다. 서울시에서 분양하는 25개 주말농장은 4월부터 개장할 예정이지만 2월 말 현재 이미 70% 가까이 신청이 끝났으며 3월 중순쯤이면 다 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젊은 세대들이 유기농을 선호하면서 식재료를 직접 기르는 주부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학원도 안 부러운 ‘엄마표 맞춤교육’=교육에 대한 관심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는 엄마들이 ‘무슨 학원이 좋다’, ‘명문대 출신 어느 강사가 잘 가르친다’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요즘에는 직접 가르치기에 나서는 엄마들이 많다. 영어교육정보사이트 ‘쑥쑥닷컴’(www.suksuk.co.kr) 게시판에는 ‘엄마표 교육’에 관한 정보들이 하루에도 몇십건씩 올라온다.

자신을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대사관맘’이라고 밝힌 한 주부는 “직업상 외국인 친구가 많아 영어교육에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무조건 영어를 쓰도록 강요하니 아이가 금세 싫증을 느끼더라”며 “대신에 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어휘교재를 만들어 아이에게 보여주니 매일 영어를 봐도 지루해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직접 만든 교재를 공개했다. 이 글에 대한 주부들의 반응은 뜨거워 “제게 꼭 필요한 자료다”, “알찬 정보 정말 감사하다” 등의 댓글이 수십개 달렸다.

‘품앗이파워’(www.pumpa.com)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미 주부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이 사이트는 ‘품앗이 학습’을 하고 싶어하는 엄마들을 위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마음 맞는 파트너를 찾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2년 만에 3만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목 학습뿐 아니라 인성, 감성 교육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올라와 있고 학습교재나 강의법, 지역별·연령대별 품앗이 교육 모임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이트 강선영 대표는 “품앗이 교육 경험자로서 다른 엄마들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며 “자녀 교육과 양육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어 회원들의 교류가 매우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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