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에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학생회장, 부회장 후보의 사진을 붙이고 이름과 공약 등을 적어서 알리고 있었다. 그런데 ‘쓰레기 없는 학교’, ‘왕따 없는 학교’ 등의 공약 피켓을 들고 있는 아이 옆에서 뭔가를 열심히 나누어 주고 있는 아이도 보였다. 자세히 보니 등교하는 친구나 후배들에게 일일이 사탕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물품 공세로 선거운동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했다.
요즘 신학기를 맞아 초·중·고교에서 학생회 임원과 학급 임원을 뽑는 선거가 많다.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도 그렇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당선사례로 피자와 빵을 학급 아이들에게 돌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학생회장이나 학급 반장을 하고 싶어도 후보로 나서기가 망설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교롭게 국회의원을 뽑는 4월 총선거를 앞두고 있어 아이들의 선거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어른들의 선거에서 금권선거와 탈법선거 같은 부정적인 모습을 아이들이 보고 들어서 그런지 학교에서의 선거도 오염된 것은 아닌가 싶어 염려스럽다. 공정하고 민주적인 선거를 배워야 할 미래의 유권자인 아이들에게 일선 교육자나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면서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김남구·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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