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와 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9일 오전 10시 “오늘 낮 12시 특별방송이 있다”고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재추대 등을 전할 때 ‘중대방송’ 형식을 썼다는 점에서 매우 비중 있는 소식일 것임을 내비친 셈이다. 북한은 김 주석의 사망 사실을 공개한 1994년 7월9일에도 오전 10시 관영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정오 특별방송’을 예고했다.
북한 방송이 전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망 원인은 가족력으로 봐야 할 정도로 흡사하다. 김 주석은 오랫동안 심장혈관의 동맥경화증 치료를 받다 94년 7월7일 심한 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이 생겨 7월8일 오전 2시 사망한 것으로 발표됐다. 김 위원장은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지난 17일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했고 심한 심장성 쇼크까지 합병돼 오전 8시30분 숨진 것으로 돼 있다.
사망에서 발표까지 걸린 시간은 가장 크게 차이 나는 부분이다. 김 주석이 34시간(8일 오전 2시 사망→9일 낮 12시 발표) 걸린 데 비해 김 위원장은 51시간30분(17일 오전 8시30분 사망→19일 낮 12시 발표)이나 걸렸다. 김 주석과 김 위원장에 대해 모두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한 병리해부검사(부검)가 이뤄졌는데, 김 주석 때에는 검사 당일 사망 사실이 발표된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의 사망을 공표하기까지는 하루가 더 소요됐다. 이번에 일요일이 끼어 있었다고 하지만, 북한 권력 핵심층 내부에 시간 여유를 갖고서 모종의 협의를 해야만 할 사정이 있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김 주석 사망 당시 10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은 이번에 12일장으로 늘어났다.
박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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