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北 이틀 지나 발표 왜?… 열차 아닌 평양관저 사망설도

관련이슈 北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입력 : 2011-12-20 10:10:10 수정 : 2011-12-20 10:10:1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와병서 사망까지 의혹투성이 갑자기 숨진 ‘은둔의 지도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와병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제때에 외부에 알려진 경우가 드물다. 북한 매체의 공식 사망 발표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 매체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김 위원장의 사망 정보는 17일 오전 8시30분 열차 안에서 정신·육체적 과로로 중증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돼 숨졌다는 게 전부다. 이른 아침 어느 곳으로 향하는 열차 안이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더욱 의문이 남는 점은 왜 사망 후 이틀이 지난 19일 낮 12시에야 사망 소식을 발표했는가 하는 점이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발표까지 걸린 이틀 동안 북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북한 권력 핵심인 호위사령부 출신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센터 소장은 고급 정보원을 인용해 “김정일이 12월16일 저녁 8시쯤 열차가 아닌 평양 관저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에도 북한은 즉시 알리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발표했다”며 “김정은도 김정일이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의 죽음을 빨리 발표하려고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김일성 주석 사망 발표일 이전에 김정일은 국가보위부와 사회안전부(현 인민보안성) 같은 보안기구를 총동원해 모든 외부 통신을 차단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 사망이 발표된 이날 중국 선양과 평양 사이에 11시54분까지 통화가 되지 않았으나, 중국 단둥과 평양 사이에는 오전 11시56분까지 통화가 이뤄졌다. 이 소장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처럼 주도면밀하게 북한 안보기구를 장악하지 못한 증거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 건강에 이상신호가 포착된 것은 2008년 9월 초다. 그해 8월 중순 군부대 시찰을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위원장은 9월9일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도 얼굴을 보이지 않아 와병설이 증폭됐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은둔 80일 만인 그해 11월2일 김 위원장이 북한군 만경봉팀과 제비팀 간 축구경기를 관전했다고 보도했고, 당시 왼팔과 왼손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사진으로 노출됐다. 

2004년∼2009년 북한 매체들이 지난 17일 사망했다고 발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04년(왼쪽)부터 2009년까지의 모습. 얼굴과 체형에서 건강이 악화된 모습이 드러난다.
로이터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생전에 ‘걸어다니는 종합병동’으로 불렸다. 그는 아버지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심장질환이 있는 데다 당뇨병과 간질환, 만성신부전증까지 앓아 왔다. 김 위원장의 지병은 2008년 8월 정권수립 60주년 행사를 앞두고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세상에 노출됐다. 김 위원장은 이후 2개월여 뒤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고 공개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2009년 들어서면서 다시 만성신부전증에 시달렸다. 김 위원장이 환각증세까지 보이자 북한 의료진은 만성신부전증에 따른 증상으로 진단하고 투석 치료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투석 치료는 선천적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김 위원장에게는 급사를 초래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것이어서 북한 권력층과 의료진의 우려가 컸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은 뇌혈관 계통 이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뒤에는 평소 즐겨 신던 키높이 구두 대신 공장·기업소를 현지지도할 때는 바닥이 편평한 신발을, 산악지역 군부대와 같은 험한 곳을 방문할 때는 밑바닥에 고무창을 붙인 운동화의 일종인 스니커즈를 신으며 건강에 신경을 썼다.

그는 2010년 8월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하는 동안 두 차례나 야간열차를 이용해 이동하고, 올해 5월 말 다시 방중했을 때는 창춘에서 장쑤성 양저우까지 약 30시간을 쉬지 않고 달렸다. 일주일 동안 6000여㎞ 열차 이동을 감행한 것을 계기로 건강악화설은 쏙 들어갔다.

그러나 올해 8월 러시아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은 3개월 전 중국 방문 당시 모습과는 다르게 인민복 점퍼가 작아 보일 정도로 배가 다시 볼록하게 나왔고, 불편했던 왼손은 어느 정도 사용했지만 왼발을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혜수 '천사 미소'
  • 김혜수 '천사 미소'
  • 지수 '충성!'
  • 유다인 ‘매력적인 미소’
  • 황우슬혜 '매력적인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