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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특별방송? 봐야 안다”… 靑·정부 낌새도 못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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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2-20 05:03:35 수정 : 2011-12-20 05: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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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지나도록 동향파악 못해…외교·안보 라인 문책 가능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후 51시간30분이나 지난 19일 낮 12시 북한 매체가 발표할 때까지 우리 정부가 이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대북 정보망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북 정보망 수술은 물론 국가정보원장 등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만 70세 생일과 41번째 결혼기념일, 대선 승리 4주년이라는 ‘트리플 기념일’을 맞아 직원들과 기념 이벤트를 하고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생일 떡을 돌려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해 낌새조차 못 챈 듯한 모습이었다.

북한 조선중앙TV 등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4차례에 걸쳐 ‘특별방송’을 예고했을 때도 우리 정부는 그 의미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전 10시20분쯤 특별방송 배경을 묻는 질문에 “(우리도) 들어봐야 안다”고 아무런 정보가 없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특별방송을 예고한 것이 1994년 7월9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소식을 발표했을 때가 유일했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서 이미 김정일 사망설이 퍼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보 당국은 낮 12시 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검은 상복을 입고 나온 것을 보고서야 김 위원장의 유고(有故)를 추측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도 북한 발표 후에야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알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고, 방송을 본 김성환 외교통상, 류우익 통일, 김관진 국방장관과 원세훈 국정원장 등이 부랴부랴 청와대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정보 부재로 김 위원장 사망 4시간 뒤 방일차 출국해 국내를 비우고 중차대한 시기에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입씨름을 한 셈이다.

국정원 등은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손바닥 들여다보는 것처럼 대북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수집방법)에서만큼은 미국 등 다른 우방보다 뛰어난 정보능력을 가졌다고 자신했다. 지난 15일에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 건강과 관련해 “크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고, 거동이 불편하고 오래 못 걸어다닌다”고 나름 정보를 확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북 정보력에 구멍이 드러남에 따라 정보 담당 최고 수장인 원 원장 문책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는 그간 방한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들통 사건, 국정원 요원의 중국 억류 등으로 전문성, 리더십, 대응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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