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뉴욕주 국무부 회사등록 사이트에 따르면 혁기씨는 2009년 만들어진 베드포드 모임 프로퍼티라는 회사를 기반으로 2011년 아해 프레스, 2012년 아해 프로덕트 등을 잇달아 세운다.
베드포드는 한국에 있는 유 전 회장 측 계열사인 문진미디어와 다판다가 12억원을 출자해 세운 부동산 투자회사다. 베드포드는 과거 유 전 회장 측의 뉴욕주 계열사가 몰려 있던 동네의 이름이다. 또 이때는 혁기씨가 2007년 말 만들어진 아이원아이홀딩스 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사실상의 과거 세모 관계사 지배구조를 완성한 직후다.
베드포드와 아해 프레스, 프로덕트는 모두 한 주소를 사용하고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혁기씨는 이 중에 아해 프레스 최고경영자(CEO)로 공시돼 있다.
뉴욕주에서 영업 중인 세모의 다른 관계사도 혁기씨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다판다 자회사로 설립된 큐브 오가닉스와 큐브 오가닉스 뉴욕은 한국에 있는 혁기씨의 ㈜흰달과 생수와 유기농 식재료 등을 거래한다.
혁기씨가 유 전 회장 측의 해외 법인을 ‘싹쓸이’한 과정도 드러났다. 혁기씨 관련 기업이 활동을 시작하기 전인 2004년 뉴욕주에는 모래알디자인과 프달로 디자인, 프달로, 드보브 에 갈레 USA, 드보브 에 갈레 매디슨(모두 한 주소 사용) 등의 회사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별도 법인이 세워져 있는 이 회사들은 현재 유 전 회장의 딸들이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인들은 혁기씨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즈음인 2011∼2012년 사이 모두 해산, 청산됐다.
유 전 회장 일가가 국내와 해외 법인을 모두 혁기씨에게 몰아주면서 후계 구도를 완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혁기씨는 이를 토대로 영국과 프랑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아해 프레스는 유 전 회장의 사진 등을 국내에 있는 관계사에 고가에 팔아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혁기씨가 뉴욕주를 기반으로 삼은 것은 아버지와 구원파 등으로부터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은 2002년 이곳에 복음주의 미디어 그룹(Evangelical Media Group)을 만들어 활동했다. 과거 세모그룹 시절에는 1985년 세모 USA(1990년 청산)와 1989년 세모 아메리카(1997년 청산)를 잇달아 세웠다. 유 전 회장은 세모 아메리카의 대표로 직접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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