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는 여러 설이 있지만 1970년대 후반 일본 만화 '기동전사 건담'이 큰 인기를 얻은 후 프라모델, 잡지 등을 수집하던 마니아들이 대화에서 "お宅では~(댁에서는)~"라고 서로 질문하고 답하며 정보를 얻는 데서 유래됐다는 말이 있다.
당시만 해도 마니아란 말은 '정신적으로 병들어 사회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취급됐으나 90년대 이르러 경제적, 특정 분야의 전문성, 희귀성 등 긍정적인 면이 주목받으면서 지금과 같은 의미를 갖게 됐고, 지금 수많은 분야의 마니아들이 일본 전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일 마이니치신문이 야노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15 오타쿠 시장 조사'(상위 19개 분야) 최신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조사대상 15세에서 69세 남녀 9862명 중 자신을 마니아라고 자처한 비율이 22%(2170명)로 나타났다. 즉, 조사대상 5명 중 1명이 '오타쿠'인 셈으로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수를 참작한다면 비율은 이보다 높으며, 19개 상위항목 시장규모는 4695억엔(약 4조 7737억원)으로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전체규모를 약 2조엔으로 내다봤다.
그들은 주로 아이돌 관련(1186억엔), 잡지(757억엔), 성인비디오 및 용품(512억엔), 코스튬(430억엔), 프라모델(261억엔)에 돈을 사용했다. 신문은 성인비디오 및 용품보다 낮았던 아이돌 관련 시장이 급증한 것에 주목하며 한류스타의 일본 진출을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일본 야노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15 오타쿠 시장 조사'(상위 19개 분야) 최신보고서. (사진= 마이니치신문·텍스트 번역 표) |
조사대상 15세에서 69세 남녀 9862명 중 자신을 마니아라고 자처한 비율은 22%였고, 그중 기혼자는 37.9%, 미혼자는 13.2%였다. (사진= 야노 경제연구소 시장조사 캡처) |
가격은 198만엔(약 2016만원)이다. |
가격은 100만엔(약 1017만원)이다. |
마니아가 아닌 이상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는 지금 일본 마니아의 현재 모습이며 많은 분야와 놀라운 일중 단 2개를 예로 들었을 뿐이다. 앞서 언급한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등에서 그들의 소비와 관심을 매년 집중 조명하는 이유가 설명된다. 또 한류스타를 좋아하는 일부 마니아층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스타들과 드라마, 노래 등이 일본으로 건너가 멋진 활약을 할 수 있고, 애니메이션에 심취한 마니아들이 있어 우리나라 CG·일러스트 등이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한다.
마니아가 개발한 세계 최초 '캐릭터 홀로그램 커뮤니케이션 로봇' 홍보영상.(사진= 유튜브 캡처) |
“증후와 원인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젊은이들이 가상의 차원으로 도피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사회 환경에 의해 억눌려 있기 때문으로 자신이 불가결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주는 아무것도 갖고 있지 못하다. 내가 보기에 오타쿠들은 자신들의 인격을 확립하기 위해 자기들에게 가까운 영역, 곧 만화·만화영화·아이돌·컴퓨터에 몰두하는 것 같다. 그들은 정체성을 확보와 또래들 앞에서 존재한다는 느낌, 나아가 자기들의 자아를 강화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없으면 사는 것은 힘들다”
마니아들의 이런 독특한 발상과 열정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나아가 창조로 나타나는 것은 자신이 원하고 꿈꿔왔던 일에 깊은 관심과 몰두한 결과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사진= '애니메재팬 코스튬 파트' 캡처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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