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올해(2015년 결산 기준) 배당총액을 6310억원으로 정했다. 이는 지주사 출범(2001년) 이후 종전 최대인 2011년(이하 결산기준) 6295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1주당 배당금도 1200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원대에 진입했다. 신한금융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에서 주주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1년 11.5%에서 2015년 24%까지 올랐다.
KB금융그룹도 종전 배당 최대치인 지난해 3013억원(2014년 결산 기준)을 뛰어넘어 올해 3786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1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780원에서 올해 980원으로 상승했다. 배당성향은 2011년 11.7%에서 2015년 22.3%(주총 결의 전 잠정수치)로 4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143.3% 급증한 1조593억원의 순이익을 낸 우리은행도 배당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 환원 정책에 적극 나서는 것이 민영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014년 배당성향이 29.9%였던 IBK기업은행도 배당 확대가 유력하다.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배당을 늘리는 이유는 정부의 배당 확대 유도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닥을 향하고 있는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3대 금융지주(신한·KB금융·하나금융그룹)의 주가는 최근 5년 동안 반 토막이 났다. 하나금융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월 말 4만4400원에서 지난달 말 2만1400원으로 51.8% 하락했다. KB금융(5만7500원→3만550원)과 신한금융(4만9600원→3만7500원)도 같은 기간 주가가 각각 46.9%, 32.3% 떨어졌다.
보험·카드사도 배당을 속속 늘리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액(1988억원)을 배당했던 삼성화재는 올해는 2214억원(1주당 515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보다 202억원 늘어난 601억원(1주당 570원)을, 동부화재는 63억원 늘린 981억원(1주당 1550원)을 올해 배당한다. 삼성카드는 1731억원을 배당(577억원 증가·1주당 1500원)하기로 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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