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레이더 수색 했지만 … 어둠 속 급류·소용돌이에 구조 난항

입력 : 2019-05-30 18:31:16 수정 : 2019-05-30 20:39: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안타까운 사고 현장 / 소방·경찰차·전문인력 등 출동 / 날 밝은 후도 별다른 진전 없어 / 밤새 내린 비에 수위 계속 상승 / 물살 세 3.2㎞ 떠내려 가 구조도 / 강 수온 10∼15도 정도로 낮아 / 실종자 생존 가능성 더 낮아져
한 명이라도 더…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지점에서 소방선 등이 강물에 탐조등을 비추며 심야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다페스트=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일어난 한국인 관광객 탑승 유람선 사고의 구조작업이 더뎌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선박과 차량 등 인근 교통을 통제한 채 소방·경찰 인력이 구조를 벌이고 있지만 생존자는 추가되지 않고 있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새벽까지 야속한 빗줄기가 그치지 않아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강의 수온도 10∼15도 정도라 실종자의 생존이 위험한 상황이다.

외신이 현지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다뉴브강에서 야간 투어를 하던 유람선 ‘허블레아니’는 오후 9시15분쯤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더 큰 크루즈 유람선에 추돌된 뒤 빠른 속도로 침몰했다. 전복된 배가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자정이 다 돼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나자 헝가리 정부는 신속하게 구조작업에 나섰다. 산도르 핀테르 헝가리 내무장관이 현장에서 구조 상황을 점검하고, 소방·경찰차 수십대가 출동해 전면적인 구조작업을 벌였다. 부다페스트 재난관리국은 생존자를 찾기 위해 전문 소방관 96명, 소방차, 레이더스캔 등의 특수장비를 투입했다. 군 병력과 잠수부, 수상경찰 등 수십명의 구조인력도 총동원됐다. 헝가리 전국구급차협회 측도 현장에 앰뷸런스 17대를 투입했다.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한 직후 구조 보트가 생존자 수색에 나선 모습. AP연합뉴스
긴박한 실종자 수색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탄 유람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대가 구명정을 타고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는 좋지 않은 날씨 속에 다른 선박에 들이받힌 뒤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다페스트=AP연합뉴스

당국은 구조와 수색 작업의 범위를 헝가리 쪽 다뉴브강 전체로 확대했다. 헝가리 다뉴브강 일대에서 구조선 외에는 선박 통행이 중단됐고 민간에서도 구조작업을 돕고 나섰다.

다뉴브강 양안에 정박한 선박들이 강물에 탐조등을 비추며 심야 수색과 구조를 도왔고, 사고 지점 하류에 있는 다리 위에서 촬영 중이던 영화 제작진도 강물에 조명을 비췄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강둑에서 경찰관들이 아래로 손전등을 비추며 실종자들을 찾는 장면이 현지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당국은 급류를 고려해 사고 현장에서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범위로 잡고 보트, 다이버, 스포트라이트, 레이더 수색 등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밤샘 수색 후 날이 밝은 후에도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악천후에 급류, 낮은 수온까지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가보르 사토 헝가리 국립 응급구조대 최고책임자는 29일 사고 현장 인근에 설치된 임시 구조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응급구조대는 17대의 구급차와 소방차, 경찰차, 구조선 등을 동원해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다뉴브강을 전체적으로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살이 너무 센 나머지 사고 현장에서 2마일(약 3.2㎞) 가까이 떠내려간 채 구조된 승객도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구조된 승객들은 근처 병원 3곳으로 옮겨져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저체온증 등의 치료를 받고 있다.

한 현지 교민에 따르면 배가 뜰 당시엔 비가 많이 오지 않았지만 곧 물이 많이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저녁 들어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등 기상이 악화됐지만 허블레아니를 비롯해 현지 유람선 업체들은 정상적으로 배를 운항했다. 헝가리 M1 방송은 강물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현재 5m인 수위가 며칠 내에 5.7∼5.8m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물이 불어난 상황에서 곳곳에 소용돌이도 있었다.

30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생존자 수색 작업을 나선 국가 재난 관리 요원들. AP연합뉴스

허블레아니의 잔해는 구도시 부다(the old city of Buda)와 페스트 지역(The district of Pest)을 연결하는 머르기트 다리 부근 강바닥에서 발견됐다. 당국은 현재 허블레아니를 뒤에서 받은 럭셔리 크루즈 선박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회사 파노라마 덱(Panorama Deck) 측은 허블레아니가 2003년 운항을 시작했으며 이번 사고가 기술적 문제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현지 방송에 밝혔다. 정기적으로 유지·보수를 받았으며 기술 결함 관련 정보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회사 대변인은 CNN 방송에 “침몰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평범한 날이었고 통상적인 운항을 하고 있었다”며 “매일 수천명의 관광객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조짐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하늘 '반가운 손인사'
  • 김하늘 '반가운 손인사'
  • 스테이씨 수민 '하트 장인'
  • 스테이씨 윤 '파워풀'
  • 권은비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