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에 팔이 낀 여자친구를 매달고 차를 운전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이유영 판사)은 지난 16일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2)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손이 차량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난 후 차량을 운행했어야 한다”며 “(피해자가) 운전석 창문 사이로 손을 넣어 팔을 잡자 손을 뿌리침과 동시에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는 차량 안에 있는 고양이를 되찾으려고 애쓰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여자친구가) 차량을 따라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최소한 미필적으로는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해 불법성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25일 오전 1시50분쯤 차량 창문에 팔을 넣은 여자친구 B(23)씨를 매달고 차를 출발시켜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승용차에 매달려 끌려가는 과정 중에 얼굴을 바닥에 향한 채로 넘어졌다. A씨는 미리 차에 B씨의 고양이를 실어뒀고, B씨는 자신의 고양이를 꺼내기 위해 창문 틈으로 팔을 집어넣었다. B씨와 약 1년간 교제한 A씨는 B씨가 다른 남자와 만난다고 생각해 B씨를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B씨의 손을 떼어내고 차량을 운행, B씨가 끌려오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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