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스텔란티스 또 배출가스 조작… 경유차 6종 4700여대 적발

질소산화물 기준치 8∼9배 초과배출
인증 취소… 과징금 각각 43억·12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차량 수천 대의 배출가스를 불법조작한 사실이 적발됐다.

환경부는 벤츠와 스텔란티스가 국내 수입·판매한 경유차량 6종, 4754대의 배출가스를 불법조작한 것을 확인하고, 인증취소, 결함시정 명령, 과징금 부과 등 행정조치와 형사고발을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차종은 벤츠 G350d와 E350d, E350d 4matic, CLS350d 4matic 총 4종(2508대), 스텔란티스의 지프 체로키와 피아트 프리몬트 2종(2246대)이다.

벤츠와 스텔란티스는 앞서 각각 2020년과 2019년에 배출가스 조작이 적발됐는데, 이번 조사에서 또 잘못이 드러난 것이다.

황인목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이 지난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스텔란티스코리아가 국내에 수입 판매한 경유 차량 6종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 적발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차량은 인증시험과 달리 질소산화물을 과다하게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는 운행시간이 증가하면 질소산화물 환원촉매(SCR·질소산화물 저감 장치)의 요소수 분사량이 줄어들도록 조작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실제 도로 주행 시 평균적으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 실내 인증기준(0.08g/㎞)보다 8배(0.616g/㎞) 정도 증가했다. 스텔란티스는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질소산화물 배출량 감축 장치)의 가동률을 저하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엔진 예열 상태에서 시동해 주행할 때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기준인 0.18g/㎞보다 최대 9배(1.640g/㎞) 과다 배출됐다.

환경부는 벤츠에 과징금 43억원, 스텔란티스사에 12억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결함시정 대상 차량 소유자는 해당 제작·수입사의 직영 및 협력서비스센터에서 환경부로부터 승인받은 결함시정계획에 따라 결함을 시정할 수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