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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살아있는 보석, ‘멋조롱박딱정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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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04 23:12:00 수정 : 2021-11-04 23: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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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 외국인들이 불법으로 곤충을 채집하다가 적발돼 입건된 적이 있다. 화려한 발색을 가진 딱정벌레 종류가 그들의 불법 포획 대상이었고, 심지어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조롱박딱정벌레’ 종류도 포함돼 있었다.

멋조롱박딱정벌레는 몸 전체가 조롱박 모양으로 광택이 강한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어서 멋조롱박딱정벌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로 강원도 고산지대에 서식하고 있으나, 남부지역에서도 해발고도가 높은 일부 원시림에서 특정 개체군(아종)이 분포하고 있다. 야행성인 멋조롱박딱정벌레는 밤에 활동하면서 지렁이나 나방 애벌레와 같이 작은 절지동물을 잡아먹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 및 보호되고 있는 멋조롱박딱정벌레는 고유종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7개 아종으로 구분되며 지역별, 고도별, 개체군별로 각각 다양한 색을 갖고 있다. 희귀성과 더불어 보석과 같은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어 곤충 애호가에게 인기가 매우 많으며, 불법으로 채집돼 암암리에 거래되기도 한다.

멋조롱박딱정벌레는 대표적인 북방계 곤충으로 한정된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분포하며, 비행능력이 없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에 매우 불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변화 예측을 위한 지표생물로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그만큼 기후변화에 취약해 멸종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곤충수집가의 무분별한 남획과 스키장이나 골프장, 도로 건설 등 인간의 욕심과 인위적인 개발로 인한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는 우리의 귀중한 생물자원의 멸종을 가속화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생물은 자연 속에서 살아 움직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 값비싼 물감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색을 가진 살아있는 보석 ‘멋조롱박딱정벌레’, 멸종위기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숲속에서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규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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