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前 며느리 “연희동 시가서 구권 만원에 신권 섞어 돈다발로 포장했다” 폭로

17일 KBS1 ‘더 라이브’서 인터뷰 일부 공개돼

KBS 1TV ‘더 라이브’ 방송화면 갈무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에 엄청난 현금이 묻혀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전 전 대통령의비자금 추적 작업을 해온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사 직격’의 박병길 PD는 지난 17일 오후 KBS1 ‘더 라이브’에 출연해 오랜 설득 끝에 전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씨의 두번째 부인이자 가족들을 대신해 5·18 민주화 운동에 사죄한 손자 전우원(사진 가운데)씨의 친어머니인 최모씨의 증언을 듣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박 PD는 이 자리에서 “최씨가 ‘시아버지 연희동 자택에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를 만원짜리 구권 지폐가 다발로 잔뜩 쌓여 있었다. 구권을 그냥 쓸 수 없기에 며느리들이 모여 신권 만원짜리와 섞어 재포장하는 작업을 했다’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난 벌레도 무서워하는데 억지로 그 작업을 했어야 됐다’는 경험담을 생생하게 말해줬다”며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엄청난 규모였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는 19일 전파를 탈 시사 직격 방송을 예고하면서 “(비자금을) 어떻게 숨겼고, 검찰에서 왜 발견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 중요한 말을 해줄 것”이라고도 했다.

박 PD에 따르면 최씨가 털어놓은 ‘돈다발 새로 엮기’의 시기는 1994년 무렵으로 예상된다. 83년 처음 등장한 만원짜리 지폐는 94년 들어 위조방지 홀로그램이 추가된 신권도 유통됐다. 이어 2007년 1월 새 디자인으로 다시 변경됐다.

전재용씨는 1990년대 말부터 배우 박상아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고, 새 디자인의 만원권이 나온 2007년엔 박씨가 딸까지 낳아 둘째 며느리 대접을 받고 있었다. 최씨도 그 무렵 이혼, 연희동 시가에 갈 일이 없었다.

한편 전우원씨도 앞서 ‘할머니가 쓰는 옷장 벽을 밀면 금고가 있고 창고 쪽 복도 끝에 가서 벽을 밀면 또 금고가 나왔다’, ‘할아버지의 서재에 항상 현금이 가득했다’ 등 연희동 자택에 비자금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전씨는 18일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전두환 일가가 5·18 등 역사나 사실, 진실을 부정하는 이유에 대해 “제가 아는 바로는 비자금 문제도 굉장히 크다”며 “비자금 관련된 문제가 최대한 불거지지 않으려면 사람들이 최대한 이 일에 대해 잊고 혹시나 기억하더라도 그냥 ‘그런 일이 있었나 보다’라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만 하기를 원해서”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