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규 사회부 기자 |
‘정규직 세습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고조되자 현대차 노조는 “반드시 뽑는다는 게 아니다. 가산점은 장기근속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상징적 차원의 보상에 불과하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이어 “기아자동차와 한국GM(옛 GM대우) 등도 우리와 같은 내용의 단협안을 이미 체결했는데, 왜 우리만 욕하느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많은 임금과 연말 성과급 잔치, 두둑한 명절 상여금, 최고 수준의 복지로 일반 노동자들의 부러움을 사며 ‘귀족 노조’로 불리는 현대차 노조가 정규직 세습에까지 나선 탓이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 공신이나 고위 관료를 우대해 이들의 자손에게 과거시험 없이 관직을 주던 ‘음서제’의 재탕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노조 내부에서조차 반대 기류가 만만치 않다. 한 조합원은 “어느 정도의 도는 지켜야 한다”며 “이런 요구는 취업 전쟁과 공정한 기회 부여라는 시대적 상황에 역행한다”고 꼬집었다.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가 무더기 징계를 받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 노조가 우리를 버렸다”며 허탈해했다.
현대차 노조의 행보는 어떤 식으로든 다른 노조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정도가 지나치면 결국 제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