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 국립 소아건강 및 인간발달 연구소의 캐서린 로혼 박사팀이 1959∼66년 3만9419건과 2002~08년 9만8359건의 출산 사례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첫 아이 분만시간은 2000년대 산모들이 평균 6.5시간으로, 1960년대 3.9시간보다 2.6시간이나 길었다.
둘째 아이 출산 때에도 분만시간은 2000년대 산모들이 3.0시간으로 1960년대(1.2시간)보다 배 이상 길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이 산모들의 연령 및 몸무게 증가 등 여러 요인과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이번에 비교대상이 된 산모들의 평균 연령은 1960년대와 2000년대가 각각 24.1세와 26.8세였으며, 체질량지수(BMI·25이상이면 비만)는 각각 26.3, 29.9로 차이 났다.
또 과거에는 분만 속도를 높이려고 분만 10건중 4건에서 수술용 겸자를 썼으나,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를 쉽게 낳도록 하는 회음부절개술 비율은 60년대 68%에서 2000년대 17%로 떨어졌다. 대신 요즘에는 분만고통을 줄이려고 약물을 주사를 하는데, 분만시간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만 상황 변화를 감안하지 않고 50년 전 기준을 그대로 써 문제라고 지적한다. 분만이 오래 걸리더라도 산모와 태아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의료진이 서둘러 개입할 필요가 없는데도, 분만촉진이나 제왕절개수술을 하게 된다는 것. 특히 제왕절개수술은 산모와 신생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1960년대 첫 아이 출산 산모의 3%만이 제왕절개수술로 아이를 낳았으나 2000년대 12%로 크게 늘었다.
미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기술평가기관인 AHRQ에 따르면 자연분만 비율은 1997년 전체 출산의 79%에서 2008년 67%로 떨어졌다.
제왕절개수술은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미국 병원에서 간단한 자연분만은 3400달러(380여만원)가량 드는 데 비해 간단한 제왕절개수술은 5700달러(640여만원)가 든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입원하는 사유는 출산이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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