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맞은 15일 평양이 0시일 때 서울은 0시30분이었다. 나라를 되찾은 그날의 환희보다 ‘시간의 분단’에 직면한 걱정 속에서 광복 70년의 날이 밝았다.
북한은 이날부터 기존보다 30분 늦은 평양시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북 소식통은 14일 “15일 0시30분이 되면 다시 0시로 돌리는 방법으로 표준시를 변경한다”며 “이런 내용을 전국(북한 전역)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지난 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15일부터 기존보다 30분 늦춘 평양시간을 사용한다고 발표했다.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 열도를 지나는 동경(東經) 135도로 했던 표준시의 기준을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도30분으로 바꾼 것이다.
북한의 표준시 변경은 대외적으로 민족 주체성은 부각할 수 있어도 우리 민족 내부의 동질감 유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일본과 차별화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독자적 시간 기준을 세우는 것은 명분이 있다”며 “다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면 해방 직후에 했어야지 70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야 표준시를 변경하는 것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북한 스스로 더욱 폐쇄적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어서 명분보다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청중·염유섭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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