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평창동계올림픽 평창선수촌 플라자에서 즐겨 찾는 곳이 바로 미용실이다. 서경대 미용예술학과 재학생들과 석·박사 과정의 디자이너 20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선수들의 ‘겨울 스타일링’을 책임진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머리만 긁적거리던 박진용은 6일 미용실에서 샴푸 서비스를 제대로 받았다. 자원봉사자 최진아(23)씨는 “박진용 선수가 머리만 감기 미안했던지 결국 머리숱을 조금 쳤다. 루지의 귀화선수 에일린 프리쉐(26)도 전날 와서 머리를 잘랐는데 아주 만족해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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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선수촌 미용실의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학·석박사 자원봉사자들. 왼쪽부터 홍비단(20), 김수현(20), 김가람(22), 최진아(23), 오별(31), 김수정(19). 평창=안병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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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자 알파인 스키의 페데리카 브리고네가 종전의 곱슬머리를 평창선수촌 미용실에서 자신의 로망이었던 긴 생머리로 스타일링했다. 평창=안병수 기자 |
선수들만큼이나 미용사들도 좋은 기운을 얻는 건 매한가지다. 어수연 한국미용장협회 이사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모질을 매만질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외국 선수 특유의 억센 머리칼을 만지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한다”고 설명했다. 처음 겪어보는 모질에 시행착오를 겪어 1시간 이상 머리를 만져도 선수들은 느긋하게 기다린다고. 때때로 팁을 주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한다. 이처럼 선수의 머리뿐만 아니라 지친 마음까지 치유해 주는 미용사가 있어 평창선수촌은 퍽 살기 좋은 ‘마을’이 됐다.
평창=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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