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공기가 갇혀 점점 부풀어지는 폐기종 치료에는 그간 주로 기관지 확장제가 쓰였지만 증상을 개선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기관지 밸브를 폐에 삽입하면, 폐 용적이 줄어들어 폐기종 환자의 극심한 호흡 곤란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28일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받은 환자들은 폐 기능이 2배 가까이 좋아지고 숨이 차서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었던 환자들의 운동 능력이 개선되면서 6분간 최대한 많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1.2배에서 최대 4.6배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던 폐기종 환자들이 시술 후 휠체어를 떼고 혼자 산책을 하고 머리 감기, 양치질이 가능해지는 등 삶의 질까지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폐기종 환자에게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받은 환자의 폐 환기량이 증가했다는 이 같은 연구결과는 ‘Radiology’에 게재됐다. 폐 기능과 운동능력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는 ‘International Journal of COPD’에 각각 실렸다.
이 교수는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모든 중증 폐기종 환자를 치료하거나 호전시킬 수 없으나 분명 일부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다”며 “시술 효과 및 부작용을 알고 적절한 환자를 선택하여 시술할 때, 폐기종 환자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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