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미국 의회 하원의장이 주도한 임시예산안이 하원 본회의에서 부결되며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가 한발 더 현실로 다가왔다. 재닛 옐런 미국 국무장관은 셧다운 발생 시 정부 핵심 기능이 마비돼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미국 가계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하원에 상정된 임시예산안은 찬성 198표 대 반대 232표로 부결됐다. 임시예산안은 의회가 전체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한 상황에서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한달간 정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만 처리하는 것이다. 하원 의석은 공화당 222석, 민주당 212석으로 공화당 자력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 21명이 반대표를 던져 매카시 의장의 발목을 잡았다.
매카시 의장은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해 국방, 보훈, 국토 안보, 재난 구호 등 일부 기능을 제외한 정부 지출을 약 30% 삭감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마련했지만 강경파는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며 반대했다. 내년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1일 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셧다운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재닛 옐런 미국 국무장관은 셧다운 발생 시 정부 핵심 기능이 마비돼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미국 가계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강한 경고를 보냈다. 이날 조지아주 서배너 항구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향해 “위험하고 불필요한” 셧다운을 막기 위해 “일을 하라”고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셧다운은 농부·중소기업 상대 대출부터 식품·근로 현장 안전 검사, 어린이를 위한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저소득층 어린이 조기교육 지원사업)까지 많은 핵심 정부 기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국민의 일상생활을 개선하고 경제를 현대화하기 위한 주요 인프라 사업이 셧다운으로 인해 연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데 실패하면 미국 가계에 피해를 입히고 우리가 현재 이루고 있는 진전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경제적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발언은 옐런 장관이 셧다운의 악영향에 대해 지금까지 내놓은 가장 강력한 경고라고 CNN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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