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사례가 잇따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 AI는 육용오리, 산란계, 토종닭 등 가금류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어 방역 당국의 총력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김제시 백산면 한 산란계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H5형 항원이 검출돼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농장은 산란계 8만5000여마리를 사육하는 곳으로, 지난달 30일 발생한 농장의 방역대(반경 10㎞ 이내)에 위치해 있다. 고병원성 여부는 1∼3일가량 소요될 전망이며, 확진될 경우 전북 11번째, 전국적으로는 35번째 사례가 된다.

농장 측은 전날 폐사가 증가하자 김제시에 신고했고, 정밀 검사 결과 H5형 항원이 검출됐다. 이에 전북도는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해 출입 통제와 역학조사 등 선제적 방역 조치를 실시했으며,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예방적 살처분을 계획하고 있다.
전북도는 AI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김제시를 비롯해 인접한 전주, 군산, 익산, 정읍, 완주, 부안 6개 시군 산란계 농장과 사료공장, 도축장 등 관련 시설, 축산차량 등에 대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11일 오전 11시까지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을 발령했다.
앞서 이달 8일 오후 7시쯤에는 군산시 나포면 한 토종닭 사육 농장에서도 고병원성(H5N1) AI가 확진됐다. 토종닭 1만7000마리를 사육 중인 이 농장은 전날 토종닭 폐사가 증가하자 군산시에 신고했고, 검사 결과 조류인플루엔자 H5형 항원이 확인됐다. 이번 확진은 올해 겨울 들어 3000마리 이상 토종닭을 사육하는 농장에서 발생한 첫 사례다.
전북도는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해 출입 통제와 초동 역학조사 등 선제적인 방역 조치를 하고, 사육 중인 토종닭 1만7000마리를 살처분했다. 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함께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토종닭농장과 관련 시설(사료공장, 도축장 등), 축산차량 등에 대해 36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전국 전통시장 가금판매소 216곳과 가금계류장 86곳, 관련 차량 125대에 대해 시료를 채취해 일제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가금거래상인이 소유한 계류장 86곳과 과거 발생 이력이 있는 토종닭 농장 68곳에 대해서는 21일까지 소독·방역 실태를 일제 점검한다. 정밀검사도 강화해 도축장으로 출하하는 토종닭에 대한 검사량을 기존 출하 농가 수 기준 10% 수준에서 30%로 확대했다. 전국 139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매주 일제 휴업·소독의 날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달 1일에는 부안군 계화면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H5N1) AI가 확진돼 육용오리 2만6만500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달 31일에는 인근 김제시 공덕면 소재 한 산란계 농장에서도 고병원성(H5N1) AI가 발생해 산란계 8만5000마리가 살처분된 바 있다.
올해 겨울 들어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사례는 총 10건(부안 5, 김제 4, 군산 1)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어 충북 6건(음성 3, 진천 3), 경기 4건(여주 2, 김포 1, 화성 1), 전남 4건(강진, 영암, 담양, 함평), 충남 3건(당진, 서산, 청양), 경북(영천, 구미)·경남 각각 2건(창녕, 거창), 인천(강화)·세종·강원 1건(동해) 각각 1건 순이다. 가금류별로는 닭 18건(산란계 12, 토종닭 3, 육용계 2, 산란종계 1), 오리 16건(육용오리 14, 종오리 2)이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AI 확산 방지를 위해 철새 도래지 출입 자제와 농장 출입 차량의 2단계 소독, 계란 운반 차량의 농장 내 진입 금지, 축사 출입 시 전용 장화 착용, 기계·장비 세척과 철저한 소독 등을 당부했다. 전국 139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매주 일제 휴업·소독의 날을 운영하는 등 방역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AI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농가의 적극적인 협조와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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