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 내려지며 향후 국내 증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탄핵 인용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만큼, 단기적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1.28포인트(0.86%) 내린 2465.42에 장을 마감했다.
4일 지수는 전장 대비 36.21포인트(1.46%) 내린 2450.49로 출발한 후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시작되자 상승 전환했다. 오전 11시22분 파면이 확정되자 약세로 돌아섰고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해지며 낙폭이 커졌다. 간밤 뉴욕증시가 4~5%대 폭락한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구가 인용되면서 지난 넉 달 동안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였던 악재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눌려있던 밸류에이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을 땐 밸류에이션이 평균 아래에 있었고 저점을 확인하는 구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면 멀티플은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글로벌 경기가 반등하면서 기업 실적이 좋아졌고, 전반적으로 주가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탄핵 선고 직후에는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기 시작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은 3월31일 공매도 재개, 4월3일 미국의 관세 발표, 4월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 등을 지나면서 불확실성을 지워나가고 있다”라며 “노출된 악재는 더 이상 시장의 변수가 아니다. 밸류에이션 확대로 코스피의 상승을 예상한다”고 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한국 고유의 불확실성 해소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며, 원·달러 환율은 실효 환율 레벨보다 저평가된 점을 감안해 1400원대 초반대로 하향 안정될 전망이다”라며 “주식시장은 우선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안도감을 반영하고, 이후 추경 등 경기 부양 모멘텀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글로벌 시장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부 영향이 더 큰 시장이다 보니 트럼프 관세 정책이 실질적으로 더 중요하기는 하다”라면서도 “그렇지만 내부에서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동일 선상에 있었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탄핵 결정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단기 반등이 분명히 있었고 이번에도 주식시장이 하락했기 때문에 상승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후의 경로는 경기나 글로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1분기 실적, 미국 금리 인하 여부 등에 따라 확실한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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