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이정현 고군분투 역부족

과거 한국 농구를 주름잡았던 서울 삼성의 꼴이 말이 아니다. 2017~2018시즌부터 8시즌 연속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하고 리그 최초로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것이다. 삼성은 지난 6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78-88로 지면서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최하위를 확정했다. 리그 최초 3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삼성은 올 시즌에도 10위에 그치며 ‘연속 꼴찌’ 기록을 4년으로 늘렸다.
1978년 창단한 삼성은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강력한 위용을 뽐냈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에도 문경은과 이상민, 서장훈 등 슈퍼스타를 앞세워 2003~2011년까지 9년 연속 PO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PO진출은 언감생심이었고 최근 몇 년간은 꼴찌 탈출만 해도 감지덕지였다. 삼성은 이번 시즌에도 막바지 최하위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귀화까지 추진됐던 외국인 선수 코피 코번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동력을 잃었다.
‘느리면서 실수가 많다’는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탓도 컸다. 삼성의 올 시즌 경기당 속공은 평균 3.6개다.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은 숫자다. 보통 속공이 많은 팀에서 실수가 많지만 삼성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2.8개 실책을 범했다. 최하위를 기록하는 동안 비슷한 흐름이다. 삼성은 2021~2022시즌부터 속공은 매 시즌 9위를 기록할 정도로 아쉬웠다. 속공을 이끌고 득점을 책임질 선수를 찾기 위해 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본에서 활약하던 이대성을 영입했다. 하지만 이대성이 일본 전지훈련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정현(사진)이 고군분투했지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평균 득점이 해마다 줄고 있으며 평균 턴오버도 올 시즌 리그 최다인 2.8개나 된다.
삼성은 유망주도 성공적으로 키워내지 못했다. 삼성은 매번 최하위를 기록해 드래프트에서 우선 지명권을 얻었다. 2021년 1순위로 뽑아 4년차인 이원석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원석은 입단 동기인 하윤기(KT)와 이정현(소노) 등 후순위로 지명된 선수들보다 성장세가 느리다는 평가다. 김효범 감독은 “처절한 개혁에 나서겠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