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평화상은 하나님 아래 인류 한가족 가치로 인권존중과 갈등화합, 생태보전 등 현세대와 미래세대 호혜성에 이바지한 인물을 선정하기 위해 제정됐다. 격년, 평화 단일분야 시상이 이뤄지는 선학평화상은 2015년 첫 수상자를 배출한 이후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제6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도 평화라는 이상을 실행 가능한 행동으로 전환한 혁신적 리더 3명이 상을 받게 됐다. 완지라 마타이 그린벨트운동 이사장, 휴 에반스 글로벌 시티즌 대표, 패트릭 아우아 가나 아시시대 총장이 그 주인공이다. 또 선학평화상 제정 10주년을 맞아 2명의 설립자특별상 수상자도 선정됐다. 수상자는 국가, 종교를 초월해 평화운동에 기여한 굿럭 조나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로 결정됐다.
선학평화상위원회가 지난해 4∼6월 후보자를 접수한 결과, 아프리카(389명)와 북미(332명), 유럽(161명) 등 전 세계에서 모두 1127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아프리카 산림복원 이끈 완지라 마타이
완지라 마타이 세계자원연구소(WRI) 아프리카 및 글로벌 파트너십 총괄책임자는 2002년부터 아프리카 환경 복원과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마타이는 그린벨트운동을 펼쳐 나무 5100만그루를 심어 산림 황폐화를 줄이고 나아가 수자원 보호, 토양 비옥도 개선, 생물다양성 증진 같은 효과를 거뒀다. 또 여성에게 경제적 자립과 리더십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 활성화를 이끌었다. 마타이는 아프리카 산림경관복원 이니셔티브(AFR100)를 이끌며 2030년까지 1억㏊ 토지를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현재 ‘베조스 어스 펀드’의 아프리카 고문으로 활동하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촉구하고 아프리카 에너지 전환에 노력하고 있다.
마타이 총괄책임자는 “전 세계 자연 복원과 케냐 환경을 위해 용기 있는 리더로 성장하려는 이 모든 활동은 자연과 사람, 지구가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일”이라며 “특히 케냐 상황이 심각할 때 이 상을 받게 돼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치적·환경적 위기가 계속되는 이 시기에 여전히 아프리카 기후위기는 심각하다”며 “국가 예산의 약 9% 재조정을 통해 회복 탄력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타이 총괄책임자는 아프리카 성장 잠재력을 언급하면서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고, 녹색 에너지가 많다“며 “이제 잠재력을 실현하고 강점을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며 “공공과 민간에 과감한 투자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빈곤 종식 꿈꾸는 운동가, 휴 에반스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휴 에반스 글로벌 시티즌 대표는 이런 믿음으로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적인 시민운동을 주도해왔다. 에반스 대표는 13세에 쓰레기 더미 위에서 생활하는 공동체에서 불평등한 현실을 목격했고, 이 세상에서 빈곤을 종식하겠다는 꿈을 꿨다. 에반스 대표는 “빈곤은 극복하는 자선행위가 아니라 정의의 실현이다. 빈곤은 노예제도나 인간 노력으로 극복하고 근절할 수 있다. 가난을 만든 것도, 참아온 것도,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는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의 말을 길잡이로 삼아 빈곤 퇴치에 앞장섰다. 2008년 설립된 글로벌 시티즌은 4300만명의 행동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방탄소년단이나 콜드플레이 같은 밴드도 포함됐다. 또 글로벌 시티즌은 포춘 100대 기업 등으로부터 436억원 달러 상당의 지원을 이끌어냈고, 2018년 아프리카 주민 1억2200만명에게 의료와 교육 등 혜택을 제공하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빈곤 퇴치 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에반스 대표는 “평화란 자유고, 존엄이며 이는 진정한 시민의식을 통해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고립주의 위험성에서 벗어나 함께 더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직면한 것을 외면하면 어떤 위기가 나오는 지 목격하고 있다”며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협력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나 최고 대학 설립한 패트릭 아우아 총장
패트릭 아우아 아시시 대학교 설립자 겸 총장은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교육 혁신가다. 아우아 총장은 미국 스와스모어대에서 공학과 경제학을 공부하고 고국으로 돌아가 2002년 아시시대를 세웠다.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과 실습 중심의 교육 방식으로 아프리카 교육에 혁신을 불어넣고, 윤리적 리더십과 정보기술(IT)을 함양한 수천 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아시시대 졸업생 90%가 졸업 후 6개월 안에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했다.
아우아 총장은 특히 여성의 교육 기회를 확대했다. 현재 재학생 약 1500명의 절반이 여성이다. 아울러 2019년 만든 ‘아시시 벤처 인큐베이터’를 통해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를 통해 아시시대는 가나의 최고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아프리카에선 9위 대학으로 평가된다.
아우아 총장은 이날 수상 연설에서 “무궁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아프리카 젊은이와 국민들을 대신해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1960년대 한국의 경제적 변화는 번영으로 가는 길이었고 한국의 성공이야말로 우리에게 하나의 모범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의 경제 발전을 보며 교육을 통해 한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아우아 총장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고 인권에 대한 생각을 심어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면서 “공동의 목적의식을 가지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목표까지 성취할 수 있으니 용기를 갖고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민주주의 이끈 조나단 전 대통령
굿럭 조나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권력 대신 민주주의를, 갈등 대신 평화를 선택했다. 2010년 나이지리아 대통령에 취임한 조나단 대통령은 “나의 야망은 나이지리아의 피보다 중요하지 않다”며 평화를 강조했다. 조나단 전 대통령은 2013년 이집트와 남아공을 국민총생산(GDP)에서 따돌리고 나이지리아를 아프리카 최대 경제규모의 국가 자리에 올려놨다.
조나단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분쟁을 막고 평화를 세우는 길에 앞장서고 있다.

◆항구적 평화 이끄는 남아공 영적지도자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는 영적인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프리카 전역을 누비며 서로 다른 종교 지도자를 만나 영적인 중요성을 일깨워준 선지자다. 하데베 선지자는 “영적인 여정은 우리 모두가 진정한 자신으로 거듭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데베 선지자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이들을 기리고 있는 한학자 총재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한 총재 헌신은 우리 모두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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