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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흔드는 ‘한덕수 대망론’… 반기는 당심, 불편한 김문수·한동훈·홍준표 [6·3 대선]

입력 : 2025-04-14 18:15:00 수정 : 2025-04-15 07: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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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론조사서 국힘 후보 2위로 부상

김문수 10.9% 이어 한덕수 8.6% 나와
일부 의원, 출마촉구 기자회견 해프닝
원내선 “韓 띄워야 당도 좋아” 지원

한동훈 “경선 김빼는 분들 해당 행위”
홍준표 “탄ㅁ핵정권의 총리… 상식 반해”
나경원 “역할 못하게 흔들어선 안돼”
민주당도 “대선 관리 집중하라” 반발

6·3 조기대선을 50일 앞둔 14일 국민의힘이 경선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한덕수 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 맞설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선 주자들의 반발이 거세고, 촉박한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한 권한대행의 경선 참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무회의 주재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48.8%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조사(3월 4주차)보다 0.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국민의힘 잠룡 중 지지도가 가장 높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경우 직전에 비해 5.4%포인트 떨어진 10.9%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 권한대행의 약진이다. 이번 조사에 처음 후보군으로 포함된 한 권한대행은 8.6%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김 전 장관(10.9%), 한동훈 전 대표(6.2%), 홍준표 전 대구시장(5.2%)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리얼미터는 “최근 한 권한대행 차출론이 급부상하면서 이번 주 조사에 후보로 포함했다”며 “여야 전체 3위, 여권 내 2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주말 사이 ‘한덕수 대망론’이 현실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성일종·박수영 의원 등 현역 의원 50여명은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추진했으나, 지도부의 만류로 무산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10명 내외의 당내 주자들이 민주당 이 전 대표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파적 색깔이 옅은 한 권한대행의 중도 확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갑자기 경선 하차를 선언한 계기가 이 같은 당내 분위기에 대한 불만이라는 뒷말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한 권한대행에 대한 ‘우회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과 기업들은 간신히 불안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민주당은 ‘한덕수가 잘하면 이재명 표가 떨어진다’는 아메바급 사고로 국익까지 내던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원내 핵심관계자도 “경선과 한 권한대행 모두 띄우는 게 당에 좋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부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연합뉴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 권한대행의 경선 참여 가능성에는 회의적 시선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김황식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예로 들며 “정치 경험도 없고 조직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경선에 뛰어들어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명망 있는 인사를 이런 방식으로 소모하는 것은 당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까지 시일이 촉박한 데다 통상 환경이 엄중한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직을 그만두고 선거에 뛰어들게 될 경우 또 다른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내 대선 주자들도 한 권한대행 출마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제가 경선에서 승리했는데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내가 먼저 단일화를 제안하겠다”며 “이재명은 내가 단일 후보로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기득권 세력들이 ‘나중에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할 것’이란 얘기를 진지하고 강력하게 목숨 걸고 하고 있다”며 “경선의 김을 빼는 것 자체는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홍 전 시장은 CBS 라디오에서 “(반(反)이재명 빅텐트에) 한 권한대행은 포함시킬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를 하신 분이 (대선에) 나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은 “한 권한대행께서 지금 통상 위기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되는데 우리가 너무 흔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50일 앞둔 14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입문에 설치된 스크린에 선거일까지 남은 일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며 대선 관리에만 집중하라고 압박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권한대행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국민의힘 주류의 대선 목표가 ‘내란승계’와 ‘당권장악’으로 정리됐다”면서 “무의미한 극우 경선이 된 당내경선에서 뽑힐 국민의힘 후보 대신 한 권한대행을 내세운 ‘단일화쇼’로 당권을 유지하는 플랜”이라고 비꼬았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한 권한대행은 대선에 기웃거리지 말고, 공정한 대선 관리에 집중하라”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의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이 우후죽순 출마를 선언하고 있고 한덕수는 출마 저울질까지 하는 후안무치의 극치에 이르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이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응당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그를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백준무·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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