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현실 미화 등 비판 목소리도

의·정 갈등 사태로 1년가량 방영이 밀렸던 tvN 새 주말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언슬전·포스터)이 베일을 벗었다. 첫 주 방송은 비교적 무난하게 출발한 편이다. 다만 전공의 파업과 의대 증원 문제 등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드라마와 현실 간 괴리감이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왔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송된 ‘언슬전’ 첫 회 시청률은 3.7%, 이튿날 2회는 4.0%로 집계됐다. 앞서 tvN에서 비슷한 시간대 편성됐던 전작 ‘별들에게 물어봐’와 ‘감자연구소’가 각각 2%대, 1%대의 초라한 성적으로 종영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출발이다. ‘언슬전’은 tvN의 대표 흥행작 중 하나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리즈의 스핀오프(파생작) 드라마다. 앞선 시리즈가 전문의 이야기를 다룬 것과 달리 아직 의사라는 직업이 낯설고 어설픈 레지던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1, 2회에서는 종로율제병원의 산부인과 신입 레지던트 오이영(고윤정),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김사비(한예지)가 첫 출근을 하고 선배들과 대면식을 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앞으로도 의학 이야기보다는 사회초년생들의 성장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연출을 맡은 이민수 PD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의사는 의사인데, 교수님들이 아니라 아직은 서투른 레지던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며 “기존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분위기를 가져가되 조금 더 색다른 재미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의료계의 현실을 미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의·정 갈등 사태로 의료 공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드라마 속 인물에 몰입이 어렵다는 후기도 있다. 최근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디즈니플러스 ‘하이퍼나이프’ 등 연속해서 메디컬 드라마가 공개된 만큼 소재의 신선함이 떨어진 측면도 있다. 다른 의학 드라마가 병원을 무대로 비현실적 장르물에 치중한 것과 달리, ‘언슬전’은 현실감 있는 청춘들의 성장 서사를 통해 의·정 갈등과 파업 전공의에 부정적인 대중의 반감을 넘어서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제작진도 이 대목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제작을 총괄한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만드는 건 우리 몫이지만 물어뜯든, 깨물어보는 것은 오롯이 시청자들의 몫이어서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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