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비관?…용인 일가족 5명 살해한 용의자는 50대 가장 [사건수첩]

사업 실패 비관 추정…수면제 먹여 재운 뒤 잇따라 범행 추정
“타살 흔적 나와 검거”…사망자 80대 부모, 아내, 10·20대 딸
용인 수지구의 아파트서 변사체 발견…광주 빌라서 긴급체포
“이상하다” 다른 가족 신고에 소방·경찰 출동…문 강제개방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50대 가장이 범행 후 도주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주말 부부로 홀로 지방에 살며 일해온 A씨가 사업 실패를 비관해 일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 뉴스1

A씨는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모두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승용차를 이용해 광주광역시에 있는 빌라로 달아났다. 이어 동생 등 다른 가족에게 ‘죽어버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락을 받은 A씨의 다른 가족은 119에 신고했고, 소방당국은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로 출동해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한 뒤 이날 오전 9시55분쯤 집 안에서 살해된 일가족 5명을 발견했다.

경찰은 A씨의 동선을 추적해 그가 도주한 지역을 관할하는 광주경찰청에 공조를 요청했고, 이날 오전 11시10분쯤 광주동부경찰서 형사들이 광주시 동구의 빌라에서 그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A씨는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의식이 불분명해 진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은 뒤 이날 오후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서부경찰서.

경찰은 A씨 신병이 용인서부경찰서로 인계되는 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찰은 A씨가 수면제를 사용해 가족들을 재운 뒤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조력자의 도움 없이 홀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한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며 “범행 동기 등에 대해 구체적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용인=오상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