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승부처 모두 뺏겨 비주류 공세 불보듯 ‘정세균 매직’은 통하지 않았다. 선거마다 ‘거짓말’처럼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던 그의 ‘운발’도 7·28 재보선 앞에선 맥을 못췄다. 이젠 ‘복장(福將)’, ‘운장(運將)’이란 수식어도 따라붙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뼈 아픈 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에서 치른 선거를 패했다는 점이다. 영포목우회 사건, 민간인 사찰, ‘성풍(性風)’ 등 숱한 여권발 악재를 득표로 연결시키지 못한 점은 당장 리더십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또 정세균 대표 스스로 “여권 핵심인사가 출마한 은평을과 충주가 최대 승부처”라고 강조해온 만큼 두 지역을 뺏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정 대표는 비주류의 공세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비주류 측은 9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선거 결과를 최대한 쟁점화할 태세다. 또 ‘잠재적 경쟁자’인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전대 출마 명분도 제공한 셈이 됐다. “정세균으론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먹힐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28일 밤 당사 개표상황실에 들러 10여분을 머물다 자리를 떴다. 기자들에겐 “기대를 많이 했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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