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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유족 "누가 죽인거냐. 이 나라에 살기 싫다" 오열

입력 : 2014-10-30 16:41:12 수정 : 2014-10-31 16: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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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 인정되지 않자 재판부 향해 흙 뿌려

30일 경기도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문성철 준장)에서 열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 재판에서 가해자들이 징역 15~4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군 검찰이 당초 주장했던 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재판에서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자 유족들은 “살인자”라며 재판부를 향해 흙을 뿌리며 항의했다. 유족들은 “그럼 누가 죽인거냐. 이 나라에 살기 싫다”며 오열했다.

판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일병 법률대리인 박상혁 변호사는 “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았으나 중형이 선고된 것으로 본다”면서 “유족들은 이 사건이 가해자들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점이 인정되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 검찰은 항소심에서 반드시 살인죄가 적용 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유족들은 윤 일병의 영정이 아닌 국방부를 상징하는 마크에 검은 색 띠를 두른 액자를 들고 오열했다. 윤 일병 어머니는 “그래도 조금은 기대했는데··· 무참히 짓밟혔는데··· 어떻게 살인이 아니냐. 여기서 살기 싫다. 이 나라를 떠나겠다”며 오열했다.

한편 이날 윤 일병에 대한 지속적 집단폭행과 가혹행위로 윤 일병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이모(26) 병장은 징역 45년을 선고받았다.

이 병장과 함께 집단폭행에 나선 혐의로 기소된 하모(23) 병장에게 30년을, 지모(21) 상병 등 2명에게는 각각 25년이 선고됐다.

폭행을 방조한 의무지원관 유모(23) 하사에게는 검찰 구형량보다 5년 더 많은 징역 15년, 선임병의 지시로 폭행에 가담한 이모(22) 일병에게는 징역 3월에 집행유예 6월의 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이 병장 등 4명은 피해자가 견디기 힘들 정도의 폭행과 가혹행위를 수개월 간 지속했고 폭행 강도 또한 가혹성을 더했다”며 “범행 뒤 증거은폐 등의 행위를 볼 때 폭행·가혹행위에 대한 별다른 죄책감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비록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명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살인죄에 버금가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의무지원관 유 하사에 대해서는 “폭행·가혹행위를 알고도 이를 용인하고 오히려 폭행에 가담, 병사들의 범행을 부추기는 등 간부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3군사령부 보통검찰부는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결정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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