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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내 외도 의심… 前남편·의붓딸 살해

입력 : 2015-01-13 23:22:37 수정 : 2015-01-14 1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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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서 40대男 인질극
부인 전화 안받자 前남편집 찾아
흉기로 4명 감금하고 5시간 대치
경찰, 특공대 옥상으로 투입 검거
시기 놓친 진압 작전에 논란 일어

별거 중이던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아내의 전남편 집을 찾아가 의붓딸 등을 인질로 잡고 5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해 온 40대가 흉기를 휘둘러 아내의 전남편과 의붓딸 등 2명이 사망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6분쯤 경찰 112상황실로 “재혼한 남편이 전남편(49) 사이에서 낳은 두 딸을 인질로 잡고 있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는 A(44)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안산시 상록구에 있는 A씨의 전남편인 B씨의 다세대주택으로 출동한 경찰은 A씨의 두 딸 등을 흉기로 위협하는 김모(47)씨와 협상에 들어갔다. A씨는 현장에 와서 김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인질극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흥분한 상태로 욕설과 고성을 계속 퍼부어댔다. 

경찰특공대원들이 13일 오후 인질극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의 한 다세대주택으로 진입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오후 들어 김씨는 A씨와의 통화에서 ‘B씨와 딸을 흉기로 찔렀다’고 주장했고, 대기하고 있던 경찰특공대도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5시간여 만인 오후 2시30분쯤 옥상에서 유리창을 깨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특공대가 김씨를 바로 검거했지만, B씨는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막내 의붓딸(16)은 목 부위에 상처를 입고 의식이 없는 채로 방 안에 쓰러져 있었으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졌다.

나머지 딸 1명과 B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40대 여성 등 2명은 무사한 상태이나, 정신적인 충격으로 아무런 진술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인질극을 진압한 뒤 김씨를 조사한 경찰은 “김씨가 ‘아내가 전화연락이 되지 않아 외도를 의심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 12일 오후 3∼4시에 아내의 전남편인 B씨 집으로 찾아가 “B씨의 동생이다”라고 거짓말을 하고 집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집에는 B씨의 지인과 의붓딸 중 막내만 있었으며, 첫째 딸(19)은 그 이후에 집에 들어왔다. 김씨는 오후 9시쯤 B씨가 집에 들어오자 몸싸움을 벌였고, 부엌에 있던 흉기로 B씨의 얼굴과 목 등을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막내 의붓딸은 이날 오전 아내와 통화 중 격분해 목을 찌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으며, 정확한 시점은 조사 중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B씨를 살해한 뒤 B씨의 지인과 두 딸을 보자기 등으로 포박한 뒤 이날 오전 아내 A씨에게 전화해 범행 사실을 알렸다. 김씨와 아내는 2007년 재혼했으나 지난해 8월부터 별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인질극 진압작전과 관련, 경찰은 인질이 두 의붓딸만 있는 것으로 잘못 파악한 데다, 5시간이나 김씨와 대치하다 뒤늦게 특공대를 진입시켜 막내 의붓딸까지 숨지게 해 ‘잘못된 진압작전’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안산=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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