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지진으로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세계 각국이 도움의 손길을 뻗는 가운데 지진 당시 한 보육원에서 어린이 50여명을 안전하게 대피시켜 대형 참사를 막은 청년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메트로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이슈월 기미어(19)는 네팔 카트만두의 한 보육원을 방문해 원생들과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흔들리면서 건물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규모 7.8의 강진이 카트만두를 덮치면서 기미어가 머물던 보육원이 무너지기 직전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지진에 겁에 질린 원생들은 여기저기서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기미어는 차분히 원생들을 달랜 뒤 조심스럽게 바깥으로 나가도록 유도했다. 그렇게 기미어가 대피시킨 원생은 55명에 달했다.
원생들을 대피시킨 기미어는 보육원에서 멀리 떨어진 잔디밭에 임시 텐트를 설치했다. 지진으로 보육원이 무너져 원생들이 들어갈 수 없게 되자 잠시라도 머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사실 기미어는 무너진 보육원 출신이다. 지난해 호주 애들레이드의 풀트니 그래머 학교(Pulteney Grammar School)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기 전까지 기미어는 이곳에서 다른 원생들과 함께 지냈다.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멘토로서 보육원을 찾은 그가 원생들을 지진의 위험에서 구해낸 것이다.
한편 풀트니 그래머 학교 측은 보육원 붕괴 소식을 접하고 원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별도의 모금운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3일을 기준으로 지진 발생 8일이 지난 가운데 101세 노인이 생존자로 발견되는 등 기적적인 생환 소식이 네팔 현지에서 전해지고 있다. 푼추 타망이라는 이름의 노인은 가벼운 부상만 입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지난달 말에는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매몰 22시간 만에 구조돼 많은 이들을 환호하게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메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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