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경찰서는 23일 지난 5월과 9월 각각 아버지(54)와 여동생(21)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모(24) 씨가 아내(21)와 친 어머니(41)마저 살해하려 한 정황을 밝혀내고 수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 5월 감기에 걸린 아내에게 청산염을 섞은 액체 감기약을 건넸으며, 이상한 맛을 느낀 아내가 바로 뱉어내는 바람에 범행이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신 씨는 2013년부터 아내 명의로 최대 5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 4개에 아내 몰래 가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 씨의 아내는 남편의 점퍼 주머니에서 청산염이 든 봉지를 발견했으며, 감기약이 든 컵의 색깔이 연두색으로 변한 점을 이상하게 여겨 남편을 의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신씨가 이달 초에는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와 별거해 온 어머니를 찾아가 살해하려 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신 씨가 9월에 숨진 여동생의 사망 보험금 수령인이 법적 상속인인 어머니로 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신씨가 아버지의 사망 전날 아버지를 찾아갔고, 당시 아버지 집 부근에서 청산염 판매업자와 2차례 통화하면서 치사량이 얼마인지 물어본 사실을 확인했다.
신 씨가 9월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동생을 찾아가 함께 저녁을 먹은 뒤 여동생에게 소화제와 음료수를 건넨 사실도 증인의 진술 등을 통해 파악했다.
경찰은 신 씨가 독극물을 탄 음료수를 여동생에게 먹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씨는 지난해 3월 여동생 명의의 보험 가입 신청을 본인이 직접 했으며, 아버지 사망 전 아버지의 보험금 액수를 보험회사에 문의한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신 씨는 경찰에서 줄곧 청산염과 염화제2수은 등 독극물을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경찰 조사 결과 지난 5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지인을 통해 직접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신 씨가 인터넷 도박으로 2억7천만 원을 탕진한 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하고, 어머니와 아내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신 씨는 자금이 떨어지자 한때 도박을 중단했다가 아버지의 사망보험금 7천만 원을 받은 직후인 지난 7월 하순부터 거액의 도박을 다시 시작한 사실도 확인됐다.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신 씨에게 존속살해·살인 혐의를 적용했던 경찰은 살인과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해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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