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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에코부머 '정말 세대차 나네'

입력 : 2015-12-10 20:23:35 수정 : 2015-12-11 15: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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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의 사회동향
‘혼전 동거에 찬성하느냐?’, ‘당신은 진보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모두 동의하는 이들이라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보다는 ‘에코 세대(1979∼1992년생)’에 가까울 것 같다.

‘혼전 동거’에 대한 찬반과 이념 성향에서 한국인의 ‘세대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동향’을 보면 에코 세대에서 혼전 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은 61.9%로 베이비붐 세대의 찬성 비율(34.4%)보다 거의 갑절 수준이었다. 에코 세대는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9.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66.2%였다. 가사 분담에 대해서도 차이가 컸다. 베이비붐 세대는 59.4%가 부인 책임, 37.7%가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에코 세대는 공평부담 응답이 59.3%로 부인 책임 응답(39.0%)을 크게 웃돌았다.

세대 간 차이는 이념 성향에서 더 뚜렷했다. 베이비붐 세대에서는 보수라는 답이 43.8%로, 진보 응답(14.6%)을 압도했다. 에코 세대에서는 진보가 29.5%였고 보수는 19.7%에 그쳤다. “젊어서 마르크스주의자가 돼 보지 않은 자는 바보요, 나이가 들어서도 마르크스주의자로 남아있으면 더 바보”라는 철학자 칼 포퍼의 경구를 떠올리게 하는 통계다.

하지만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의외의 양상이 나타난다. 북한을 친구로 보느냐는 물음에 에코 세대는 10.0%가 ‘그렇다’고 답해 베이비붐 세대(14.8%)보다 낮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전후 철저한 반공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뜻밖이다. 다만 거꾸로 북한을 적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는 베이비붐 세대(34.6%)와 에코 세대(33.3%)가 비슷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부심을 느낀다는 대답은 베이비붐 세대(79.0%)가 에코 세대(66.9%)보다 높았다.

‘헬조선 신드롬’에서 나타나듯 에코 세대의 44.7%는 실업과 빈곤이 위험하다고 인식했고 주택난이 위험하다고 생각한 비중도 55.0%에 달했다. 이에 반해 베이비붐 세대에서 그 비중은 각각 40.9%, 46.5%로 떨어졌다.

에코 세대는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으로 수입(34.4%), 안정성(27.0%), 적성·흥미(22.5%)를 꼽아 수입(41.3%), 안정성(33.4%)을 중시하는 베이비붐 세대와 차이를 보였다. 베이비붐 세대에서 직업 중 적성·흥미가 중요하다고 답한 비중은 7.8%에 그쳤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최근 세대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삶에 대한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하라는 질문에 에코 세대는 5.85점으로 베이비붐 세대(5.65점)보다 0.2점 높았다. 선진국에 견줘 한국인의 정신 건강은 좋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울감이나 자신감 상실을 경험하는 비율은 각각 13.2%, 11.1%로 미국·일본·독일·네덜란드 등 29개국 평균(10.7%·7.3%)보다 높았다. 문제해결능력 상실 경험률은 7.9%로 29개국 평균(8.1%)보다 낮았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를 응답한 ‘스트레스 인지율’은 성인의 경우 2013년 24.4%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09년 31.4%보다 낮아졌다. 중·고등학교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도 2007년 46.5%에서 지난해 37.0%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우울감 경험률은 성인이 2009년 14.7%에서 2013년 10.3%로, 중·고등학생은 2007년 41.3%에서 2014년 26.7%로 감소했다. 다른 연령대보다 고등학생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많이 겪었고,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았다.

스트레스 인지율이 가장 높은 것은 여고생으로 47.6%에 달했다. 가장 낮은 70세 이상 남성(12.7%)의 4배 수준이다. 남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여성보다 낮았지만 30∼40대에서만 유독 남성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30대는 남성이 29.0%, 여성이 26.5%였고 40대는 남성 27.1%, 여성 23.0%였다.

학생들은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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