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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매춘’ 망언 논란 류석춘 “文 정권이 반일 부추겨”

입력 : 2019-09-23 16:00:00 수정 : 2019-09-23 16: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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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9월3일 촬영된 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중국 쑹산에서 포로로 잡혀 지친 표정을 하고 있다.서울시·서울대 정진성 연구팀 제공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망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류 교수가 그 외에도 정치적 논란이 될 만 하거나 부적절한 언급을 자주 했다는 수강생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과목을 들은 수강생 A씨는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류 교수가)수업 전에 나눠준 읽을거리 자료가 있는데 보수 언론에서 진행된 토론회 같은 곳에서 발제한 글이었다”며 “‘문재인 정권은 권력을 배경으로 관제 민족주의를 앞세워 반일 종족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현재 반일 감정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국 장관의 따님 이야기를 하면서도 ‘정유라는 말이라도 탔지, 조국 장관의 딸은 뭘 한 것이냐’ 이런 말들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성장과정을 사회학적으로 설명하는 수업에서 정치현안에 대한 발언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2017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 해당 과목 수강생들 “류 교수 일제시대 토지·쌀·노동자·여자 수탈 4가지 거짓말이라고 해”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연합뉴스

 

A씨는 “(류 교수가)우리가 알고 있던 일제시대에 대한 4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설명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갖고 있던 토지를 (일제가) 뺏었다. 일반민들의 토지를 뺏었다는 것. 그 다음에 쌀을 뺏었다. 세 번째가 강제 징용에 대한 이야기. 네 번째가 위안부에 대한 내용인데 질문하고 토론하는 시간에 위안부 관련 이야기가 나오다가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말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강생들이 이걸 듣고 믿기지가 않는다는 말투로 재차 확인질문을 하자 (류 교수가) 지금 현대 사회에서 매춘을 시작한 사람도 ‘매너 있는 손님 술만 따라주면 된다’라고 하면서 시작을 했다고 비유를 하면서 거기(위안부는 매춘)까지 계속 발언했다”고 했다.

 

역시 강의 현장에 있던 B씨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날 강의(주제)가 식민지였던 만큼 일제 강점기 수탈에 관한 발언이 있었다”며 “(류 교수가)이영훈 교수의 견해를 계속 인용하면서 일제가 ‘토지·쌀·노동자·여자를 수탈했다고 하는데 그건 그렇게 교육을 받아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논리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 조선 총독부가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차지한 토지는 3%도 안되고 주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가져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류 교수가)‘우리 현재 알고 있는 사실은 좌파학자 하나가 주장한 것을 사람들이 확인 없이 믿고 있는 것’, ‘강제징용으로 사람들을 데려간 건 맞지만 그것의 기간은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이고, 전체 징용 노동자 10%도 안 되고, 나머지는 정당하게 돈을 받고 일했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 류 교수 “매춘 권유하지 않아…쟁점이 있는 위안부 문제는 사실관계 엄밀히 확인해야”

 

연세대학교. 연세대 제공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었고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이지 차별 혐오 발언이 아니다”라며 “매춘이 식민지 시대, 오늘날 한국,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다. 일부 학생이 설명을 이해 못 하고 질문을 반복하자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쟁점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위안부 문제 논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견, 나아가서 갈등을 외부에 의도적으로 노출해 기존 주장과 다른 주장을 하는 교수에게 외부의 압력과 통제가 가해지도록 유도하는 일은 대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연대 동문, 시민단체 류 교수 규탄 나서…학교는 해당강의 중단 조치

 

연세대 총학생회, 연세민주동문회, 사단법인 이한열기념사업회,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등 동문 단체는 전날 “위안부 망언 류석춘 파면하라”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파면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연세대는 23일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한 윤리인권위원회(성평등센터)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며 류 교수의 강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법적대응에 나섰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류 교수가)‘위안부는 매춘’ 발언으로 역사를 왜곡해 허위사실을 퍼뜨렸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질문한 여학생을 상대로 성희롱을 했다”며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류 교수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도 전날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아픈 역사와 상처를 난도질하며,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에게 성폭력적 발언을 한 류 교수를 규탄한다”며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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