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조직의 면역세포 감염…‘사이토카인 반응’으로 중증 악화 위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바깥활동이 줄면서 체중이 늘어난 사람을 일컫는 ‘확찐자’.
이처럼 비만한 사람일수록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비만 조직의 면역세포를 감염시키면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 ‘사이토카인’에 반응이 생겨 중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에서 비만·과체중 등 ‘무게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이유를 설명하는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우선 미국·독일·스위스 등 다국적 연구팀이 비만 조직의 대부분은 비만세포 이외에 면역력을 담당하는 ‘대식세포’ 등으로 구성됐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면역 세포의 경우 강력한 염증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 참여한 캐서린 블리시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런 반응이 중증 진행에 크게 관여하는 것 같다”며 “이런 정도의 사이토카인 반응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 관측된다”고 말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은 과체중·비만 환자가 40%를 넘어 중증 사망자가 많이 늘었다”며 “최근 연구를 보니 비만세포가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비만세포 안에서 염증세포를 많이 만들어 내기 때문에 ‘사이토카인 폭풍’처럼 염증 반응이 생겨 중증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였을 때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NYT는 팬데믹 초기부터 정상 체중 환자와 비교할 때 비만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이 쉽고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소개했다.
작년 6월 대한비만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비만과 대사증후군’에는 비만이 코로나19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유형준 CM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인터루킨6(몸 안에 들어온 세균이나 해로운 물질을 면역계가 맞서 싸우도록 자극하는 단백질,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비만한 사람의 지방세포에서 많이 나온다”면서 “그렇게 되면 염증이 잘생기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침입이 쉽다”고 전했다.
이 외에 비만한 사람은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코로나19에 취약하다 견해도 있습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비만한 경우 몸의 면역기능이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떨어지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호흡 기능도 떨어진다”면서 “특히 코로나19에 감염이 됐을 때 호흡기의 합병증인 폐렴 또는 혈관에서의 합병증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 수 교수는 “환자가 비만일 경우 일단 폐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코로나에 걸리면 더 중증으로 잘 넘어가고, 아울러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코로나에 더 잘 노출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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