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아이 최선책 고민해야”

한인 미혼모 지원하는 美 보아스

“한국 정부와 사회도 이제는 버려진 아이를 위해 최선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의 미혼모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미국 코네티컷주 안과의사이자 20년 전 한국인 딸을 입양해 훌륭한 성인으로 키워낸 리처드 보아스(58·사진)씨의 말이다.
보아스씨는 5일 “해외 입양보다 좋은 것은 국내 입양이고, 국내 입양보다 더 좋은 것은 친부모가 키우는 것”이라며 “한국의 입양문제는 궁극적으로 미혼모와 부모 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던 그는 1988년 생후 3개월가량 된 부산 출생의 여아 에스더를 입양해 키웠다. “당시 에스더 친모는 24세의 미혼모였어요. 우리는 그때 셋째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죠. 미혼모에게 태어난 아이들, 특히 여자 아이는 한국에서 성장하면 여러 면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알고 있었기에 주저없이 여아를 입양했어요.”
그는 “에스더는 별다른 정체성 혼란을 겪지 않고 행복하게 잘 자라줬고, 우리가 입양하지 않았으면 한국에서 어렵게 자랐을 에스더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줬다는 점에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아스씨는 지난해 10월 첫 방한 때 대다수의 미혼모들이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편견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아기를 포기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아기를 어쩔 수 없이 떼어놓고 상실감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미혼모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에스더의 친모도 어쩔 수 없이 아기를 포기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너무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는 이 경험을 계기로 코네티컷 현지에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의 미혼모들과 그들이 낳은 아이를 재정적으로 돕기 위한 단체를 만드는 등 미혼모 지원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에 방한한 목적 역시 한국의 미혼모 지원 현황을 알아보고,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한국 사람 모두의 미래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최선을 다해 키우듯이 사회와 국가도 이 땅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최선책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석규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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