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망 낙후 중앙亞 설득… 러 반대가 ''걸림돌''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운하 개통이 가능할까.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최근 세계 최대 호수 카스피해에서 흑해를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해 아시아와 유럽의 교역을 증진시키자고 주장해 주목된다.
유라시아 운하 건설로 카자흐스탄의 해양 운송로 확보를 노리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변국 설득에 나서고 있다. 원유와 가스, 광물 자원은 풍부하지만 운송 수단이 낙후돼 세계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겐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유라시아 운하 건설에는 5년 동안 60억달러(약 5조5000억원)가 필요하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최근 외국 ‘큰 손’들을 카자흐스탄에 불러모아 “유라시아 운하가 개통되면 러시아의 볼가강과 돈강을 지나는 현재의 해양 운송로보다 이동거리가 1000㎞ 정도 단축된다”며 “중앙아시아 국가는 물론 중국의 유럽 수출 경로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영국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현재 카스피해에서 흑해로 운항하는 배들은 러시아의 볼가강을 거슬러 올라가 돈강과 만나는 ‘볼가·돈 운하’를 지난 뒤, 서쪽으로 항해해 흑해 북쪽의 아조프해에 닿는다. 유라시아 운하가 건설되면 운송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유라시아 운하를 건설하려면 캅카스산맥 북쪽 일부 지역을 관통해야 한다. 러시아의 반대도 만만찮다. 유라시아 운하가 건설되면 ‘볼가·돈 루트’는 폐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최근 유라시아 운하 건설의 대안으로 볼가·돈 루트를 확대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최근 “50억달러의 공사 비용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이 공동 분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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