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원장 |
똥독은 쉽게 말해 똥 속에 있는 독기(毒氣)에 의해 발병하는 피부 질환을 의미한다. ‘독’이 되는 성분으로는 소화효소와 담즙이 가장 흔하다. 췌장 단백질 분해 효소, 지질 분해 효소 및 장내 박테리아에 의해 생성된 유사 분해 효소 등이 피부 자극제로 작용한다.
각종 세균과 산성인 똥이 피부에 닿으면 해당 부위가 가렵거나 붉어진다. 심하면 붓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좁쌀 같은 물집도 잡힌다.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병변이 넓어지고 자꾸 긁게 돼 염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과거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발을 헛디뎌 빠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과 같은 전문 피부과가 드물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다. 항간의 속설 가운데는 똥독이 오르면 죽는다는 말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이야기다. 상처 소독이 상식이 되기 전까지는 사소한 피부 질환만으로도 세균 감염에 의해 피부 조직이 괴사하는 등 심각한 결과로 발전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똥독은 단순히 그 자체만으로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민간요법으로 된장이나 참기름을 바르면 낫는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어느 피부 질환을 막론하고 이러한 처치는 2차 감염의 우려와 함께 증상을 더욱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똥독이 오른 환부는 가급적 손대지 말아야 한다. 가려움이나 부기가 심하면 냉찜질이 완화에 도움을 준다.
피부과에서는 증상에 따라 먹는 약과 주사, 연고제가 쓰인다. 스테로이드제 연고는 가려움을 진정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혀 준다. 진균, 세균감염이 발생하면 항생제 연고와 함께 복용약이 처방된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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