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욱 도쿄 특파원 |
하지만 독도 영유권에 관한 한 한국이 양보하거나 타협할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본이 모를 리 없다. 한일 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두고 독도 문제가 불거지면 회담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음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한국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을 저지르고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제기한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분명해 보인다. 7월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G8(주요8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일본은 북방 4개 섬 반환 문제를 이슈화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
G8 정상회의에서 일제 패망 직후 옛 소련에 빼앗긴 북방 4개 섬의 반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먼저 독도 문제를 끄집어냄으로써 국제적 여론을 환기할 의도인 것 같다.
말하자면 독도 얘기는 ‘바람잡이용’으로 볼 수 있다. 새삼스럽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가려는 것이다.
취임 직후부터 과거 침략 역사를 극복하고 새 시대로 나아가자는 이 대통령의 ‘바람’쯤은 가볍게 제칠 수 있는 게 일본 측 논리인 셈이다. 그러고서는 한국 측 분위기가 우려된다고 판단되면 입에 발린 말로 한국을 다독이는 일본의 작태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일본 외무성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새 게시물을 올린 행위는 통상적인 업무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벌써 일본 외교의 ‘꼼수’를 비판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승욱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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