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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블로고스피어] 여행사진 전문가 김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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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2-20 14:33:48 수정 : 2010-12-20 14: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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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덕에 인생 확 바뀌었죠”
◇여행사진 전문 블로거 김기연씨가 한 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다. 그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 마케팅과 접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지의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이가 많다. 여행 자체도 즐거운 일이지만 이렇게 찍은 사진들로 블로그를 꾸미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여행사진 전문 블로거 김기연(사진)씨는 잘 찍은 여행사진 덕분에 인생이 바뀐 인물이다. 그의 블로그 ‘지랄 맞고 시건방진 미꼬씨’(blog.naver.com/arumico)에는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사진과 여행 도중 겪은 재미난 경험담이 넘쳐난다.

 그래서 올해 사진 전시회도 열었고 ‘입소문’을 타면서 여행사와 카메라 업체들의 후원 제의는 물론 “책을 내보자”는 출판사의 제안도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

 이제 평범한 직장인 대신 여행작가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김씨를 지난 17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진은 언제부터 찍었나.

“2002년 8월에 그냥 디카(디지털 카메라)로 시작했다가 1년쯤 지나 싱글렌즈 리플렉스(SLR) 카메라를 쓰기 시작했다. 필카(필름 카메라)에 더 매력을 느낀다. 내 사진 중 사람들의 마음을 끈 것은 주로 필카로 찍은 것들이다. ‘느낌이 좋다’며 출판사에서 만나자는 제안이 들어온 것도 필카 사진 때문이었다.”

―사진을 시작한 계기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주변에서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카메라를 배워 보라’고 해서…. 해보니 되게 좋더라. 슬프면 그 슬픈 감정을 사진으로 표현해낸다. 딱 한장을 찍더라도 감상이 묻어나게 찍는다. 가끔 찍다가 숨을 멈출 때가 있는데 그걸로 감정을 조절한다.”

―사진을 따로 배웠나.

“이론도 공부했지만 거기에 너무 신경쓰면 사진이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 기본적 이론만 알고서 찍고 싶은 대로, 느낌이 올 때 셔터를 누른다. SLR 카메라보다 필카를 선호하는 것은 필름을 사는 데 돈이 드는 점 때문이다. (웃음) 디카는 찍고 나서 바로 볼 수 있지만 필카는 볼 수 없으니까 좀 더 신중해진다.”

‘지랄 맞고 시건방진 미꼬씨’라는 이름에 뭔가 심오한 의미가 있어 보이는데 김씨는 “아무 뜻도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혼자 낯선 곳으로 여행 다니는 것을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즐기는 편이니 ‘지랄 맞다’는 표현이 크게 틀리진 않은 것 같다. 김씨는 어쩌다가 여행의 고수가 됐을까.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원래 겁이 많다. 외국 나가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비행기가 두려웠다. 그러다가 2006년에 아무 생각 없이 ‘오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좀 낯설게 느껴지는 태국, 캄보디아로 한 달 정도 여행을 가보기로 했다. 출발에 앞서 한 달 가까이 지도를 보며 열심히 공부했다.”

―왜 하필 태국과 캄보디아인가.

“한국은 주로 도시인데…. 도시에서 벗어나 색다른 곳에 가보고 싶었다. 무섭고 험한 나라로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지인 중에 좋은 분도 많다. 시원한 바람 같은 느낌 때문에 그 뒤로도 계속 동남아를 찾게 된다. 순수한 사람과 자연이 가장 큰 매력이다.”

―외국어 실력은.

“영어로 기본적 의사소통은 되지만 내 철학이 ‘여행 가서 입 다물고 있느니 보디랭귀지를 하라’는 것이다. 손짓, 발짓, 표정이면 다 해결된다.” (웃음)
◇김기연씨가 캄보디아 여행 도중 툰레샵 선착장에서 찍은 사진.

대학에서 정보과학을 전공한 김씨는 컴퓨터 관련 지식이 풍부하다. 포토샵 등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해 블로그를 ‘예쁘게’ 꾸미는 데에 일가견이 있다. 일러스트를 전공한 친구의 도움까지 받을 정도다. ‘사진과 그림을 다양하게 써서 잡지 같은 편집을 해보자’는 게 김씨의 목표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400∼500명이다. 방문자 수에 연연하진 않는다. 꾸준히 찾아오는 이웃이 소중하다. 예쁘게 만들어 보는 분들이 만족할 수 있게…. ‘너무 재미있다’는 딱 한줄의 댓글도 큰 힘이 된다. 방문자 수보다 그게 더 중요하다.”

―포토샵을 굉장히 잘 다루는 것 같은데.

“그렇긴 한데 여행사진만큼은 포토샵으로 보정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누가 필리핀의 하늘 사진을 올렸는데 너무 파랗다. 그런데 막상 거기에 가보니 그렇게 파랗진 않거든. 여행사진은 거짓이 없었으면 좋겠다. 여행사진은 그 느낌의 정확한 전달이 핵심이다.”

―전업 여행작가를 결심한 이유는.

“내가 원래 완벽주의자다. 뭘 완벽히 끝내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여행을 가면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진다. 계속 이렇게 살고 싶다. 일에 치여 살긴 싫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뭘로 승부할 것인가.

“기존 여행서적과 색다른 콘셉트를 추구할 계획이다. 순수한 여행서적은 너무 많다. 그냥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 마케팅과 접목시키고 싶다. 블로그가 요즘 ‘1인 기업’ 아닌가. 그걸 통해 자기 홍보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여행 블로그를 꾸미는 방법 같은 것은 어떨까. 블로그에 여행기를 올릴 때 어떻게 하면 더 잘 올릴 수 있을까 등도 알려주고 싶다.”



기획취재팀 김용출·김태훈·김보은·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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